[금융]서울銀 "국내매각 물밑작업 중"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42분


서울은행의 해외매각이 무산된 이후 국내매각을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강정원(姜正元) 행장은 늦어도 연말까지는 양해각서(MOU) 전단계인 투자의향서(LOI)를 교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상대로 의사타진 작업에 들어갔다.

강 행장은 “국내 컨소시엄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고 우량은행과의 합병은 차선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은행법을 고쳐 1인당 소유지분한도를 4%에서 10%까지로 높였지만 산업자본은 4%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금융전업그룹으로 변신할 수 있는 동양 동원그룹과 자금력이 풍부한 롯데그룹이다. 그러나 해당기업들은 “서울은행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애써 부인하고 있다.

▽인수 후보는〓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 및 동양제과의 두 축으로 분리돼 동양메이저가 동양증권 종금 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동양메이저는 이달말 시멘트 사업부문을 분사하면서 프랑스 라파즈 그룹으로부터 1억달러를 유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그룹 내 제조업 비중을 25% 이내로 줄일 수 있어 은행법에서 규정한 산업자본에서 금융전업그룹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서울은행과 부장급 실무접촉을 이미 가진 바 있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동양증권이 동양종금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것도 서울은행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재무구조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

동원그룹은 이미 식품사업부(동원F&B)와 금융(동원증권 투신운용 캐피탈 창투 신용금고)으로 나눠져 있다. 계열사의 자금 여력은 동양보다 약간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관심은 많지만 산업자본에 해당되기 때문에 컨소시엄 참여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컨소시엄이 유력〓강 행장은 “서울은행의 자산가치가 660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개별기업의 자금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금융전업그룹 한 곳이 10% 지분을 갖고 나머지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이 각각 4% 갖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정부도 서울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25% 또는 51%를 파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매각협상 초기단계이고 대기업이 은행주식에 투자할 메리트도 크지 않아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또 서울은행의 영업력과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한편 정부는 국내매각과 별도로 우량은행과의 합병도 검토하고 있지만 후보군인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이 고사(固辭)하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l@donga.com

서울은행 경영지표(단위:억원)
-2000년말2001년9월(증가율)
총여신115,704121,132(4.7)
(가계여신)15,41244,366(187.9)
(기업여신)41,15532,798(-20.3)
부실여신(총여신대비)22,853(20.0%)4,356(3.6%)
총수신143,128165,979(15.9)
BIS 비율(%)10.0810.46
총자산이익률(%)-2.530.72
주:부실여신은 고정이하(이자1개월이상 연체)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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