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姜正元) 행장은 늦어도 연말까지는 양해각서(MOU) 전단계인 투자의향서(LOI)를 교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상대로 의사타진 작업에 들어갔다.
강 행장은 “국내 컨소시엄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고 우량은행과의 합병은 차선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은행법을 고쳐 1인당 소유지분한도를 4%에서 10%까지로 높였지만 산업자본은 4%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했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금융전업그룹으로 변신할 수 있는 동양 동원그룹과 자금력이 풍부한 롯데그룹이다. 그러나 해당기업들은 “서울은행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애써 부인하고 있다.
▽인수 후보는〓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 및 동양제과의 두 축으로 분리돼 동양메이저가 동양증권 종금 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동양메이저는 이달말 시멘트 사업부문을 분사하면서 프랑스 라파즈 그룹으로부터 1억달러를 유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그룹 내 제조업 비중을 25% 이내로 줄일 수 있어 은행법에서 규정한 산업자본에서 금융전업그룹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서울은행과 부장급 실무접촉을 이미 가진 바 있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동양증권이 동양종금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것도 서울은행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재무구조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
동원그룹은 이미 식품사업부(동원F&B)와 금융(동원증권 투신운용 캐피탈 창투 신용금고)으로 나눠져 있다. 계열사의 자금 여력은 동양보다 약간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관심은 많지만 산업자본에 해당되기 때문에 컨소시엄 참여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컨소시엄이 유력〓강 행장은 “서울은행의 자산가치가 660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개별기업의 자금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금융전업그룹 한 곳이 10% 지분을 갖고 나머지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이 각각 4% 갖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정부도 서울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25% 또는 51%를 파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매각협상 초기단계이고 대기업이 은행주식에 투자할 메리트도 크지 않아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또 서울은행의 영업력과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한편 정부는 국내매각과 별도로 우량은행과의 합병도 검토하고 있지만 후보군인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이 고사(固辭)하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l@donga.com
서울은행 경영지표(단위:억원) | ||
- | 2000년말 | 2001년9월(증가율) |
총여신 | 115,704 | 121,132(4.7) |
(가계여신) | 15,412 | 44,366(187.9) |
(기업여신) | 41,155 | 32,798(-20.3) |
부실여신(총여신대비) | 22,853(20.0%) | 4,356(3.6%) |
총수신 | 143,128 | 165,979(15.9) |
BIS 비율(%) | 10.08 | 10.46 |
총자산이익률(%) | -2.53 | 0.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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