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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7일 2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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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격은 특히 지금까지 주된 공격 목표였던 방공망 시설 외에도 북부동맹과 탈레반이 대치해온 지역에 이뤄져 미군의 작전이 지상전 본격 전개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모하메드 하벨 북부동맹 대변인은 17일 “북부동맹과 탈레반군이 대치하고 있는 전선에 위치한 탈레반군 진지에 처음으로 미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벨 대변인은 “미군 공격이 카불에서 동북쪽으로 65㎞ 떨어진 카피사 지역 내 탈레반 진지와 카불 북쪽 50㎞에 위치한 바그람 공군기지 주변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17일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캠프와 탈레반 방공기지 등 12개 공격 목표에 대한 공습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 합동참모본부 작전처장인 그레고리 뉴볼드 중장은 “이날 공습에는 아라비아해상의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90대를 비롯해 미군기 100여대가 참여했으며 폭탄 수백발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CNN방송과 BBC방송은 이번 공습으로 대부분의 탈레반군 방공망과 군사기지가 파괴됐으며 공습에 나섰던 미군기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7일 공습에서도 미군 공격 개시 이후 16일 처음 공격에 가담한 특수부대소속 AC130 특수공격기 2대가 참가해 본격적인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16일 카불 공항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미군은 이날 밤늦게까지 카불과 함께 마자르 이 샤리프, 남부의 요충지인 칸다하르를 집중 폭격한 뒤 17일 새벽 공습을 재개했다.
탈레반은 “카불 공항 근처 주택과 칸다하르의 병원에 폭탄이 떨어져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무고한 민간인 수백명이 희생됐다”며 “미국이 무차별 폭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공습 도중 카불 인근에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창고 2채가 폭탄에 맞아 파괴됐다. 적십자활동을 돕던 현지인 1명이 숨졌으며 창고 안에 보관 중이던 담요와 천막, 밀 등 국제단체가 지원한 구호물자가 큰 피해를 보았다.
ICRC 측은 “이 창고에는 적십자 마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면서 “미국의 폭격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공식 항의했다.
미 국방부는 17일 성명을 통해 탈레반 군사시설로 잘못 알고 폭격했다고 오폭을 시인하고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