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월스트리트컨설팅 대표 "금융사는 위험관리가 우선"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46분


미국 월가의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여의도에 속속 입성하고 있지만 아직 여의도에서 월가 출신의 우리나라 금융인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월스트리트에서 1O년 가까이 일하면서 UBS, 퍼스트보스톤코퍼레이션 등 내노라하는 인베트스뱅크의 부사장까지 올랐던 로이 홍(39)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 그는 지난 99년 입국해 현대투신운용 투자전략본부장, 인천대 초빙교수 등의 3년간 활동을 접고 최근 ‘월스트리트컨설팅(www.royhong.com)’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일반인에게는 ‘월가를 움직이는 15법칙’(연구사 출간)으로 더 잘알려져 있는 그에게 3년 간 체감한 한국 금융시장의 현주소를 물어봤다.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이 돈벌기에만 급급한 것에 놀랐습니다. ‘위험 관리’가 훨씬 중요한데 여기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다행히 최근에 외국 투신사들이 들어오면서 국내 금융기관도 서서히 리스크 관리기법에 눈을 뜨는 것 같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월가의 가장 큰 경쟁력이 뭐냐는 질문에는 한마디로 ‘기업을 보는 눈’이라고 답했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어느 정도이며 현금창출 능력 등을 정확히 분석해 낼 수 있는 능력이 현재의 월가를 만들었다는 것. 국내 금융전문가들도 세계 표준의 기업분석틀을 갖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데는 뒤진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로이 홍은 “IMF이후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사업을 벌이거나 투자유치 등을 할 때 월가를 의식하지 않고는 힘들어 진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국제금융시장을 제대로 아는 사람과 월가에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금융전문가는 많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월스트리트컨설팅’이란 회사를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인정받고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기업 재무파트(CFO)와 함께 재무 및 투자전략, 기업분석, IR활동 등을 자문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는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월가의 시스템을 파악하지 못하고는 국내 기업들이 생존하기 더욱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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