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있어도 없는 척?

  • 입력 2001년 9월 5일 18시 45분


중고차를 5년째 몰고 다니는 김모씨(46·회사원). 그는 요즘 차를 바꾸는 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먼저 2300여만원짜리 G승용차를 할부로 구입하려고 했으나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그의 친구 한모씨(43)는 “오래 전부터 G승용차는 고급승용차로 정평이 나 있으니 남들 눈을 생각해 차라리 지프승용차를 타고 다니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친구가 추천한 C지프승용차의 가격은 3000여만원.

김씨는 “가격은 지프승용차가 훨씬 비싼데 이 차를 사면 말이 없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G승용차를 사면 말들이 많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달 전에 중고품 G차를 400만원에 구입한최모씨(50·회사원)도마찬가지.

그는 차를 또 바꾸기로 결정했다. 소형승용차 새차 값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데도 ‘G승용차’를 타고 다니자 비난과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아 글쎄 한국에 발붙이고 살려면 ‘없어도 있는 척’과 ‘있어도 없는 척’을 동시에 잘해야 한다니까요. 차하나 사는데도 온갖 눈치를 다 봐야 합니까?”

<박정규기자>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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