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오직 성실함이 무기”…日서 꽃핀 탁구인생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41분


최강 슈쿠도큐대 여자팀 오광훈감독
최강 슈쿠도큐대 여자팀 오광훈감독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국땅에서 뒤늦게 꽃을 피운 탁구 인생이 있다.

일본 슈쿠도쿠대 여자 탁구부 오광훈 감독(32·사진)은 관동 지역 2부 리그에 속해 있던 팀을 5년 만에 일본 대학 정상에 올려놓은 주인공. 슈쿠도쿠대는 지난해와 올해 전일본대학선수권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해 일본 최고의 명문팀으로 급성장했다.

일본 국가대표로 올 중국오픈과 베이징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했던 다카하시 미키에도 슈큐도쿠대 4학년생. 고교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다카하시는 오 감독의 지도로 세계 랭킹 77위까지 올라 국가대표가 된 경우다. 슈쿠도쿠대 탁구부는 가을철 대학 대회를 앞두고 현재 한국에서 실업팀들을 상대로 전지 훈련 중이다.

한국에서 오 감독은 ‘무명 선수’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목원대 2학년 때 탁구부가 해체되는 바람에 선수 생활을 접는 시련을 겪은 오 감독은 ‘지도자로 성공하겠다’는 결심으로 일찌감치 지도자로 뛰어들었다. 서울여상에서 코치로 있다가 95년 슈쿠도쿠대 코치로 임용돼 일본 생활을 시작했다.

이국땅에서의 지도자 생활은 걸림돌의 연속. 그러나 몸을 아끼지 않고 선수들의 공을 받아주는 등 성실한 태도로 신임을 얻었고 99년 감독으로 승진했다.

슈쿠도쿠대 탁구부는 지난해 전일본대학선수권에서 우승, 꿈에 그리던 일본 최강팀이 됐다. 오 감독은 우승 이후 “한국 코치를 데려오는 것으로 보답해달라”는 뜻을 전했고 오 감독을 믿은 학교측에서는 흔쾌히 한국 출신 김찬동 코치(27)를 채용했다. 올해 2연패를 달성한 이후 2명의 한국 코치가 더 임용됐다.

오 감독은 “한국탁구 지도자의 성실성이 중국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고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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