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자금 코스닥으로 갈까?

  • 입력 2001년 8월 23일 19시 01분


증권거래소시장에서 건설과 증권 은행업종 등 이른바 ‘트로이카주’에 몰렸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음 단계의 투자대상을 찾아 탐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이들 3개 업종지수가 최근 단기 급등한 결과 투자자들이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거래소 시장의 ‘트로이카주’에 가려 소외를 받아왔던 코스닥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싸다’는 측면과 9월 이후 예정된 호재성 일정이 유리한 요소들로 꼽힌다.

▽‘트로이카주’ 기세 꺾였다〓7월말 이후 무서운 기세로 상승행진을 이어갔던 건설과 증권 은행업종지수가 23일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건설은 4.2% 떨어져 이날 하락폭이 가장 컸고증권은 3.3%, 은행은 2.2% 곤두박질쳤다.

7월말부터 건설은 43%나 올랐고 증권은 28%, 은행은 16% 각각 올라 종합지수 상승률(9%)을 크게 앞질렀다(그래프 참조). ‘트로이카주’의 추가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견해에 힘이 실린 것도 요즘이었다.

또 이들은 각 업종이 안고 있는 위험요소들이 부각되고 있다. 건설의 경우 기업의 내재가치보다는 건설경기부양 등 기대감에 따른 시장논리가 더 작용했다. 증권은 저금리 수혜주로 꼽히지만 발빠른 순환매가 지나쳐가는 단점이 있다.

은행의 경우 하이닉스반도체의 출자전환과 인천정유의 1차부도 등에 따른 추가손실의 우려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LG투자증권 박준성 책임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방향을 잃으면서 개별 종목으로 분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대안은 어디일까〓‘트로이카주’의 추가상승이 어려워 보이고 반도체 관련주는 업황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 이영원 과장은 “개인들이 주가상승의 새로운 논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코스닥시장이 개인들의 대안이 될 만하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개인들이 그동안 코스닥시장을 외면하는 바람에 등록기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게 매력이다. 또 코스닥시장은 개인들의 ‘투자마당’으로 친숙하다는 점도 작용한다. 실제로 20일부터는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과장은 “코스닥시장은 정보기술종목이 워낙 많아 세계적인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한계는 있다”면서도 “코스닥시장이 개인들의 퇴로역할을 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IT부문 침체 못 벗어나나〓반도체 가격 하락의 그늘이 코스닥시장을 무차별적으로 짓누르고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비메모리보다는 반도체 D램에 너무 편향돼 있기 때문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통신장비와 네트워크 디지털가전 등은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9월에 KT아이컴이 비동기장비업체를 선정하고 10월에는 차이나유니콤에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단말기 수출협상이 개시되는 등 호재성 일정이 여럿 대기 중이다(그래픽 참조).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9월부터 업종별 모멘텀이 이전에 비해 아주 많아지고 전통적으로 IT산업 매출이 하반기에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종목에 대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밝혔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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