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PGA챔피언십]"길어서 좋네" 장타자들 군침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42분


골프장과의 ‘궁합’이 잘 맞아야 스코어가 잘 나오고 우승도 할 수 있다.

경기가 안 풀리면 클럽으로 애꿎은 땅만 내려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지 모를 일.

16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의 애틀랜타 애슬래틱 클럽에서 첫 조의 티오프로 막을 올리는 제83회 PGA챔피언십. 시즌 마지막 메이저 타이틀의 주인공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과연 누가 코스와의 ‘찰떡 궁합’을 과시할 것인가.

메이저 대회를 유치한 코스라면 나름대로 특색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게 분명하다. 애슬래틱 클럽은 무엇보다도 엄청난 길이로 출전 선수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파70인데도 전장은 7213야드에 이른다. 1976년 US오픈이 열렸을 때보다 200야드나 늘어난 것. 490야드의 18번홀을 비롯해 5개의 파4홀이 450야드를 웃돌고 5홀 2개도 540야드가 넘는다. 고성능 드라이버와 비거리를 눈에 띄게 늘려준다는 첨단 공을 앞세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지간한 파4홀에서 세컨드샷을 할 때 숏아이언은 아예 쳐다볼 수도 없는 상황.

애틀랜타 애슬래틱 클럽 코스 제원

(파70·7213야드)

거리

(야드)

거리

(야드)

14430104439
24471114454
34469125547
43204134364
55541144442
6 4425153227
73183164441
84463173207
94416184490
353602353611

올 US오픈에서는 페어웨이의 굴곡이 심했고 브리티시오픈 때는 196개나 되는 항아리 벙커가 도처에 널려 있어 잔뜩 주눅들었던 장타자들이 모처럼 힘 좀 쓰게 된 셈이다. 게다가 대부분 홀의 페어웨이가 넓고 다른 곳처럼 어렵게 만들기 위해 드라이버 티샷이 떨어지는 300∼310야드 지점을 좁게 만든 병목 페어웨이도 없어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

최근 슬럼프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를 듣고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여전히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브리티시오픈에서 한 라운드를 도는 동안 드라이버를 4차례밖에 쓰지 않았던 우즈는 연습라운드에서 300야드 이상을 날리는 호쾌한 장타를 과시했다.

특히 지난주 자신의 메인 스폰서 회사가 주관하는 뷰익오픈에도 불참하며 플로리다 자택에서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끌어올려 특유의 파워스윙으로 더욱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올 US오픈 챔피언인 라티프 구센(남아공)은 “이 코스는 우즈를 위한 최상의 조건이며 그는 대회 내내 미소를 짓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우즈 역시 “뛰어난 코스이고 그린도 단순하고 부드러워 까다롭지 않다”며 “공격적으로 마음껏 드라이버를 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즈와 함께 미국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 10위 안에 드는 데이비드 듀발, 데이비스 러브 3세, 필 미켈슨(미국) 등도 편안하게 코스를 공략할 전망. 미켈슨은 “거리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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