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부서, 뺑소니 수사 시민 700명 전원소환 물의

  • 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55분


경찰이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면서 용의차량과 같은 차종을 소유한 시민 700여명에게 무더기로 출석요구서를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19일 오전 2시50분경 광주시청 앞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던 윤모씨(32)를 치어 중상을 입히고 달아난 차량을 검정색 포텐샤로 추정, 지난달 28일부터 광주지역 포텐샤 소유주 700여명에게 경찰서에 나오도록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1일 현재 출석요구서를 받고 경찰서에 나온 차량 소유주는 130여명으로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뺑소니 사고 용의자로 몰려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 중 직접 차량을 몰고 나온 40여명에 대해서는 차량의 사고흔적 유무를 확인하고 차량 앞부분을 사진 촬영한 뒤 돌려보냈다.

경찰에 출두한 박모씨(51)는 “출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며 “생업에 바쁜 무고한 시민들을 범죄용의자로 몰아 이처럼 멋대로 오라 가라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10여일 동안 탐문수사를 벌였으나 용의차량을 찾을 수 없었는데다 차량을 수리하고 나면 범인을 잡기가 힘들 것 같아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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