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북경올림픽]“될곳 밀자” 2차서 +12표…동정표 가세

  • 입력 2001년 7월 14일 01시 18분


“베이징이 과반수인 56표를 얻어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도시로 결정됐음을 알립니다.”

13일 밤 11시20분(한국 시간)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 사흘 후 퇴임하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결과 발표가 끝나자 총회장에 있던 베이징 대표단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성을 터뜨렸다.

2000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시드니에 불과 2표차로 막판 역전패를 당했던 베이징 대표단은 8년 전의 아픔을 희망으로 돌려받았다는 흥분 속에 서로를 끌어안았다.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회에서도 베이징은 가장 주목을 받는 후보 도시였다. 중국은 다른 유치 도시와는 달리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13억의 세계 최대 인구를 앞세운 세계 스포츠의 최강국이라는 게 강점. 그럼에도 단 한번도 올림픽을 유치한 전력이 없고 8년 전 시드니에 역전패를 당한 데 대한 동정표마저 받았다는 분석이다.

호주 원주민 출신의 육상 스타 캐시 프리먼과 미국의 중국계 테니스 영웅 마이클 창의 지지 선언으로 힘을 얻었고 2m16의 ‘인간 장대’ 왕즈즈와 ‘녹색 테이블의 마녀’ 덩야핑이 나란히 설명회장에 나타나 최장신과 단신 스타가 불균형 조합으로 인기를 독차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1차투표에서 오사카가 6표로 꼴찌에 그친 것도 베이징으로선 행운이었다. 토론토가 1차투표보다 2차투표에서 2표, 파리가 1표만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베이징은 무려 12표가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1차투표에서 15표를 얻으며 선전한 이스탄불이 2차투표에서 오히려 6표가 줄어든 것도 될 곳을 밀어주는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스크바〓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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