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용병기세속 노장 서정원 5골로 자존심 지켜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58분


올 여름 프로축구 그라운드의 화두는 단연 외국인 용병.

유고 특급 샤샤(성남 일화)가 11일 포스코 K리그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두 번째이자 개인 통산 5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단숨에 선두로 끌어올렸고 2위 포항 스틸러스는 코난(마케도니아), 3위 부산 아이콘스는 마니치(유고), 4위 울산 현대는 파울링뇨(브라질)의 맹활약에 힘입어 치열한 선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안양 LG도 11일 브라질 용병 세르지오와 히카르도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6경기만에 첫 승을 거두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비해 국내 토종 선수들의 어깨는 처져 있다. 리그 초반 ‘반짝 스타’로 떠올랐던 탁준석(대전) 김상록(포항) 한정화(안양) 송종국(부산) 등 새내기는 물론이고 늦깎이 스타 김은석(포항) 안승인(부천 SK)도 각각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프로의 격랑에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대신 리그가 달아오르면서 노장 스타들이 토종의 매운 맛을 보여주며 반격전을 펼치고있어 눈길을 끈다.

선두 주자는 서정원(31·수원 삼성). 7일 부천전에서 2골을 몰아친 데 이어 11일 전남드래곤즈전에서도 1골 1도움으로 팀에 2연승을 안겼다. 득점 순위도 국내 선수 중 선두인 3위(5골)로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울산의 두 노병 정정수(32)와 김현석(34)도 빼놓을 수 없다.정정수는 경험 없는 새내기들이 주축인 미드필드를 이끌며 팀 상위권 도약의 중추로 활약하면서 3골을 뽑아냈다. 김현석도 통산 최다골 기록(101골) 경신을 2골 앞두고도 개인을 앞세우지 않고 팀 전술 운용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박강조의 부진 속에 성남의 허리를 도맡아 이끌고 있는 신태용(31), 도움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포항 박태하(33), 오랜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난 포항 GK 김병지(31)의 선전도 돋보이고 있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은 바로 이들을 두고 하는 것 같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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