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신사참배때 "日총리 사죄담화 검토"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35분


일본 정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8월 15일에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할 때 국내와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총리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4일 일본 신문들이 보도했다.

담화 내용은 95년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아시아 여러 국가에 커다란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통절히 반성하며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라고 밝혔던 담화 수준을 유지하면서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시하되 보상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고이즈미 총리는 참배시 관용차를 이용하고 방명록에 ‘총리’라고 서명하지만 제단에 돈은 바치지 않을 것이며 공식 참배인지, 비공식 참배인지에 대한 견해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는 한국 중국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되 공식 참배시 논란이 커질 것을 고려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겠다는 것.

프랑스를 방문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3일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그곳에는 A급 전범 위패만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전몰자에게 경의와 감사,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참배하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평소 ‘총리는 24시간 공인’이란 소신을 밝혀온 만큼 이번 참배는 사실상 공식 참배로 볼 수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총리의 공식 참배는 인정할 수 없지만 개인적 참배라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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