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이집트 피라미드 연 이용해 쌓았다"

  • 입력 2001년 6월 25일 18시 30분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축조(築造) 방법을 풀기 위해 도전한 사람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모린 크레몬스(44)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쌓기 위해 하나에 약 2.3t이나 나가는 돌덩어리들을 옮길 때 바람의 힘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3일 실제로 연(鳶)을 이용해 땅에 누운 3.2t 오벨리스크를 일으켜 보였다.

크레몬스씨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를 성공시키는 데 단 2명의 인력과 9m 크기의 연, 복잡한 도르래 시스템, 그리고 초속 7m 정도의 바람으로 충분했으며 시간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AP통신은 24일 전했다.

크레몬스씨가 이 계획을 처음 구상한 것은 1997년. 그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의 돌을 어떻게 옮겼을까를 밝히려는 현대의 노력을 다룬 기사를 접한 뒤 문제 의식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바이킹들이 통나무를 깔고 풍력을 이용해 지상에서 거대한 바이킹 배를 이동시켰다는 얘기를 들은 뒤 힌트를 얻었다. 그는 이 생각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소개했고 이 생각을 실행에 옮길 작은 팀이 구성됐다.

크레몬스씨는 “무거운 물건을 이동하기엔 밀거나 끄는 것보다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면서 “적당한 크기의 연만 있다면 어떠한 무게의 물건이라도 들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9.1t 오벨리스크를 들어올리는 데 도전할 계획이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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