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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6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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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는 올해 1∼4월 금리를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경기 둔화를 우려한다고 말해 공격적인 금리인하 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실 이번 금리인하는 미국의 투자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것이었다. 하지만 FRB가 느슨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데 대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다소 놀라워 하며 FRB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물가안정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플레 압력과 저성장-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대형 증권사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조 샤츠는 “FRB의 금리인하 발표 이후 만기 30년짜리 미 재무부 채권 값이 떨어졌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조만간 인플레의 영향으로 장기채권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도 16일자 사설을 통해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 경제의 성장을 위해 인플레이션도 감수할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이는 분명 도박”이라고 논평했다.
FRB의 고민은 소비심리와 함께 미 경기 회복의 양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자본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14일 FRB가 발표한 미국 산업생산은 지난달 자본투자의 감소로 인해 0.3% 하락하면서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실업률도 FRB가 인플레에 관심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한가지 요인.
FRB가 인플레 압력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자본투자 감소→기업이익 감소→실업 증가→소비 위축→자본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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