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롱스드럭스1R]세리 '100점'…6언더 단독선두

  • 입력 2001년 4월 20일 18시 43분


컷오프 탈락이 쓴 약이 됐을까.

박세리(24·아스트라)는 지난주 오피스디포대회에서 10개월 만에 컷오프에 걸리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한창 뛰어도 시원찮을 판에 TV로 다른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는 처지가 된 것. 박세리는 “우승을 다퉈야 할 주말에 백수 신세여서 미치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일 캘리포니아주 링컨의 트웰브브리지GC(파72)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롱스 드럭스 챌린지(총상금 80만달러) 1라운드.

명예회복을 다짐한 박세리는 낮은 기온에 비까지 뿌리는 짓궂은 날씨 속에서 보기는 단 1개도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나서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대회 개막 이틀 전 드라이버를 캘러웨이에서 테일러메이드 300시리즈로 바꾼 그녀는 이날 파3홀을 제외한 14개의 홀에서 13개의 티샷을 페어웨이에 정확하게 떨어뜨렸다. 또 그린도 단 1개를 놓쳤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2위 미셸 레드먼(미국)과는 2타차로 단독선두.

5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오버파 73타를 기록, 김미현 장정과 공동 32위에 머물렀다. 천둥번개와 비바람에 시달린 소렌스탐은 “4라운드 대회여서 다행이고 앞으로 3일 더 남아 있지 않느냐”며 애써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전반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친 박세리는 후반 들어 몸이라도 풀렸던지 특유의 몰아치기로 5개의 버디를 올리는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4개의 파5홀에서 버디 3개를 낚아 스코어를 확실하게 줄였다.

박세리는 “아침에 정말 추워 몸이 굳었다”며 “보기를 하지 않으려고 집중했으며 내가 쳤지만 100점을 주고 싶을 만큼 모든 게 최고였다”고 말했다. 소렌스 탐의 기록 달성에 관련해서는 “누가 뭘 하든 신경 쓰지 않고 내 게임에만 집중하며 최선을 다할 따름”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경기 초반 파행진을 하던 박세리는 6번홀(파5)에서 서드샷을 홀컵 4m에 붙인 뒤 첫 버디를 잡았다. 몇 차례 버디 찬스를 놓쳐 아쉬움을 남긴 뒤 11번홀(파4)과 12번홀(파5)에서 잇따라 버디를 추가했고 14번홀(파4)에서는 2m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처음으로 단독선두에 떠올랐다. 기세를 올린 박세리는 16(파5), 17번홀(파4)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박희정은 이글 1개, 버디 2개와 보기 4개를 주고받아 이븐파 72타를 마크해 공동 19위로 모처럼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은은 4오버파 76타로 무너져 펄신 하난경 여민선 등과 나란히 공동 84위. 대회 당일 다른 선수의 기권으로 행운의 출전권을 따낸 한희원은 5오버파 77타로 공동 101위에 처졌다. 미국LPGA투어에서 7번째로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줄리 잉스터(미국)는 7오버파 79타로 부진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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