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ADL컨설팅 "현대건설 1조6500억 증자 필요"

  • 입력 2001년 4월 2일 18시 42분


현대건설은 출자전환 등 외부지원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컨설팅 결과가 나왔다.

현대건설 컨설팅을 맡았던 컨설팅회사 아서D리틀(ADL)은 2일 현대건설의 경영이 정상화되려면 연말까지 임직원의 20%인 1160명을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ADL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이 국내외에서 수주활동을 계속하려면 부채비율 250∼300%대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조4000억원의 출자전환 외에 최대 1조6500억원 정도의 추가 증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특히 해외수주를 위해선 2400억∼6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채권단이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및 신규자금 등 3조2900억원을 지원하면 추가부실이 6000억∼9000억원에 이르더라도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DL은 현재 12본부 5실로 돼 있는 현대건설 조직을 3본부 5실로 크게 줄일 것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측은 이에 대해 “1100명 이상을 줄이라는 지적은 출자전환이 이루어지고 새 경영진이 구성된 후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출자전환 때까지 경영혁신위원회를 운영해 조직개편의 커다란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부터 본격 가동할 위원회는 ADL, 대한건설협회, 채권단 등이 선정한 대표 1명씩과 변호사, 현대건설 실무 부장급 및 이사급 4명 등 9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건설 회계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은 현대건설이 지난해 2조9800억원 적자를 보인 것 외에 추가적인 부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광수 삼일회계법인 전무는 “현대건설이 유동성위기를 겪었고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여부가 불확실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며 “해외공사에 대한 재무제표를 확인하기 위해 거래 금융기관 137곳에 조회공문을 보내 이를 분석한 결과 거액의 추가잠재부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4일경 이사회를 열어 임시주총 일자를 확정키로 했다. 임시주총일은 5월 중순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또 김재수 부사장(관리본부장)이 제출한 사표를 이 날짜로 수리해 고위 경영진의 퇴진작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찬선·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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