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100살 소나무 6·25상처 네티즌 온정으로 수술

  • 입력 2001년 3월 12일 00시 27분


6·25때 맞은 총류탄을 몸에 지닌 채 흉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자연보호 인터넷 동호인들의 노력으로 50여년만에 수술을 받게 됐다.

화제의 소나무는 강원 인제군 기린면 현리 기린면사무소 뒤편 야산에 있는 100여년생 소나무.

이 소나무에는 6·25때 전투중 불발된 것으로 보이는 지름 10여㎝ 길이 20㎝ 가량의 총류탄이 줄기 속에 녹이 슨 채 박혀 있는데 인근의 다른 소나무들에 비해 유독 이 소나무만 줄기가 가늘어 생육에 지장을 받은 흔적이 엿보인다.

이 소나무를 처음 발견한 김양래(金洋來·50·과일소매상·인제군 기린면 현리)씨는 지난 해 9월 이같은 내용을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나비사랑 동호인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나비세상 (http://www.na―bi.co.kr)’에 띄웠고 6개월동안 홈페이지를 방문한 4만여 접속자들은 ‘아파요,구해주세요’라고 호소하는 이 사진을 보며 총류탄 제거수술을 해줄 사람을 구해왔다.

마침내 최근 경주에 있는 (주)한국식물병원에서 포탄제거 수술을 해주겠다고 통보해와 동호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식물병원 대표 정정화(鄭正和·37)씨는 “나무 한 그루의 상처도 아파하는 동호인들의 자연보호정신에 감동했다”며 “6·25의 아픈 흔적을 치유하는 심정으로 이달중 나무수술을 통해 총류탄을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인제〓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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