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꾀돌이' 이천수 이탈리아 브레시아팀서 기량점검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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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차세대 희망’ 이천수(20·고려대).

세계 프로축구의 본고장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리그) 진출을 시도중인 ‘꾀돌이’ 이천수가 이탈리아 프로경기를 직접 체험한 뒤 “한번 해볼 만하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20일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천수는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세리에A 브레시아팀의 1군 연습경기에 출전해 기량을 테스트 받았다.

이천수는 세리에A 2000∼2001시즌에서 4승8무7패로 13위에 올라있는 브레시아팀 입단을 위해 이날 연습경기에 출전해 60분 동안 뛰면서 발빠른 움직임과 순발력을 보이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보였다.

1군 연습경기의 2진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천수는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1진팀의 골잡이인 ‘월드 스타’ 로베르토 바조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 계약 가능성을 높혔다.

이천수의 에이전트사인 코리아 e스포츠(www.soccero.com)에 따르면 이천수는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아 피곤한 상태였지만 위치 선정이 좋아 볼을 점유한 시간이 많았으며 동료로부터 긴 패스를 받아 드리블하는 등 활발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

이천수의 경기를 지켜 본 조민국 고려대감독은 “처음 치른 연습경기 치고는 만족할 만하다. 감이 좋다”고 전했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1진팀이 3―0으로 이겨 이천수가 속한 2진팀이 졌지만 만초니감독(62)은 이천수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만족한 표정을 지어 보인 것.

이천수는 다음주까지 브레시아팀에 속해 기량 테스트를 받은 후 계약을 할 예정인데 이미 브레시아 구단에서는 한국청소년팀과 대표팀에서 활약한 이천수의 모습을 비디오를 통해 점검한 상태여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브레시아 구단에서는 이천수가 대학을 중퇴하고 입단할 것을 대비해 학교발전기금과 연봉 계약금을 포함해 최소한 150만달러(약 18억원)의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의 이탈리아 세리에A 진출이 확정되면 페루자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두 번째.

축구전문가들은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다 이탈리아에 진출한 안정환이 아직도 세리에A 경기에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을 들어 이천수의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주전으로 뛸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엄청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개인기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인 이탈리아 리그 적응이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천수가 현재 20세인 만큼 1년 정도 선진 훈련기법을 소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축구팀에서 훈련을 받고 나면 충분히 도약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이천수 한마디 "해볼만 하다"

―세리에A 선수들과 첫 연습경기를 한 소감은….

“피곤한데다 위밍업이 충분치 않아 처음에는 힘들었다. 하지만 첫날치고는 무난히 게임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세리에A 선수들의 기량은 어땠나.

“연습경기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벽이 높지 않아 보였고 몸싸움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동료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처음에는 볼이 오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지만 곧 팀 플레이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주는 것 같았다.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상대팀 선수로 나온 로베르토 바조에 대한 인상은….

“서른 중반에 가까운 나이인데도 개인 기량과 볼 센스가 대단했다. 지난해 12월 부상 이후 두달 만에 게임을 뛰었다고 하는데도 그렇다. 입단하게 되면 선배로 모시며 많이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천수 신상명세

●생년월일〓1981년 7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