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노동운동가 박태순씨 92년 무연고 사망자 처리돼

  • 입력 2001년 2월 15일 23시 19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5일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진 노동운동가 박태순씨(행방불명 당시 26세)에 대한 조사결과 박씨가 92년 경기 고양시 벽제공원묘지에 가매장됐다가 98년 화장돼 파주시 용미리의 무연고 사망자 유골 안치소인 ‘추모의 집’에 안치된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진상규명위가 조사대상 사건 가운데 행불자의 신원과 유골의 소재지를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상규명위는 앞으로 박씨의 사망경위와 그 과정에서 공권력이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정밀조사할 방침이다.

사망 당시 경찰기록에는 박씨가 92년 8월29일 오후 9시 55분경 서울 구로구 시흥1동 경부선 하행선 서울 기점 17㎞ 선로 위에서 열차사고로 사망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행려 사망자로 처리했다고 돼있다.

박씨는 87년부터 수원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해오다 89년 수원지검 점거농성 사건으로 구속돼 1년6개월간 복역했으며 91년 출소 후 노동운동을 계속하기 위해 병무청의 군소집영장 수취를 거부하다 관계기관의 추적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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