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아건설에 "증거자료 제출하라"

  • 입력 2001년 2월 11일 18시 44분


서울지법 파산부(재판장 양승태·梁承泰 부장판사)는 9일 퇴출위기에 몰린 동아건설이 지난 10여년간 7000억원대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해 왔다는 보고서를 스스로 제출한 것에 대해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동아건설측에 보냈다.

재판부는 또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를 주도한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재판부는 “정확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분식회계 여부는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며 “동아건설이 분식회계를 했다는 경리 실무자의 진술 외에 구체적인 자료를 내지 않아 사실 확인을 위한 자료보완과 책임 규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통해 분식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될 경우 금융감독원에 특별감리를 요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종적인 확인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분식회계가 사실로 입증돼 구 경영진의 책임이 드러날 경우 금감원 고발 등을 통한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법원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이 “동아건설을 존속시키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가치가 더 크다”는 조사보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9일 법정관리 폐지결정을 내리고 파산절차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동아건설이 갑자기 분식회계 사실을 주장하고 나서자 퇴출 결정을 한달 가량 미뤘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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