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미 벤처캐피탈업계, 신생 기업투자 31% 감소

  • 입력 2001년 1월 30일 11시 05분


지난해 4/4분기 미국 벤처캐피탈의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가 31%나 하락하면서 3년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AP통신이 전미벤처캐피탈협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각)보도했다.

이들은 3/4분만해도 신생기업에 280억달러를 쏟아 부으며 수익을 기대했지만 인터넷기업들의 수익악화와 주가하락으로 수익을 건지지 못했다.

얼로이 벤처의 그레이그 테일러는 "지난해 초 만해도 투자자들은 그 성장 모멘텀에 사로잡혀 투자하지 않는 것을 두려워 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투자를 오히려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하듯 4/4분기 벤처캐피탈의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는 190억달러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무려 31%나 하락했으며 신규투자를 받은 기업의 수도 25%감소했다.

최근 벤처캐피탈의 수익과 투자증가율은 놀라운 것이었다. 지난 5년간 평균수익율은 28.5%를 상회했으며 99년만 해도 3967개회사에 590억달러를 투자했던 벤처캐피탈업체들은 지난해 5380개회사에 1030억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신생기업들이 수익을 낼 때까지 기다리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벤처캐피탈업체에 투자를 재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같이 변하자 벤처캐피탈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기존 투자기업에 대한 관리에만 신경쓰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줄어들기 시작한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벤처캐피탈사업은 시장의 건전성에 크게 의존한다"며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한 어떤 벤처캐피탈 업체도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축되고 있는 온라인 소매업체와 미디어회사들도 벤처캐피탈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벤처캐피탈업체들은 지난해 3-4분기동안 전자상거래와 컨텐츠기업에 160억달러를 투자한바 있다.

벤체캐피탈업체들의 투자 감소세가 계속될 경우 올 2001년 총 투자액은 지난 1993년 이후 최초로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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