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댄서로 대학진학 성공 경희대 1년 이건국씨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43분


“공부 대신 ‘춤’으로 대학에 진학했어요.”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1학년 이건국씨(20·인천 남구 용현5동)는 인천고 재학시절 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없던 ‘문제아’였어요. 공부는 ‘꼴찌’를 도맡아 했고요. 암울한 미래에 ‘사고뭉치’라는 낙인이 찍혔지요.”

하지만 고 3때 어머니 친구로부터 댄스스포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춤에 빠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평소에 춤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강습소 대형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나의 갈 길은 댄서’라는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처음엔 쭈뼛쭈뼛 망설이기도 했지만 연습을 계속하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끼와 소질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스포츠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인 98년 8월 서울에서 열린 ‘99년 한국라틴댄스챔피언대회’에 참가해 시범을 보였다. 또 그 해 12월 울산에서 열린 전국 스포츠댄스 아마추어대회 학생부에 출전해 1위를 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같은 입상경력으로 ‘당당히’ 대학에 진학했고 다음달 18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할 만큼 성장했다.

이씨는 “‘춤’으로 대학에 진학한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든 자신의 ‘끼’를 살리면 대학에 진학도 할 수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 목표는 2004년이나 2008년 올림픽에 댄스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경우 국가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는 것. 그 뒤에 할 일은 못 다한 효도를 하는 일.

“중학생 때 아버지 차를 몰래 끌고 나와 교통사고를 내 차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적이 있어요. 세계챔피언이 되고 돈도 많이 벌면 아버지한테 꼭 승용차를 한 대 사드릴 생각입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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