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국세청 사람들

  • 입력 2001년 1월 19일 18시 45분


◇국세청 사람들/김종상 지음/346쪽 1만원/매일경제신문사

역사 책에 등장하는 세리(稅吏)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는 드물 것이다.

임금 마음대로 세금을 걷던 때니 세리들의 자의와 횡포도 심했을 터. 하지만 법으로 세금 내는 것이 정해진 오늘날에도 세금 공무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왜일까? 세금을 낸 뒤 받는 혜택은 피부로 느끼기 힘들지만, 당장 내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을 아까워하는 심리 때문은 아닐까.

25년간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하다 1998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저자(현 세일회계사무소 대표)가 담담히 전하는 국세청 안팎의 얘기들을 읽다 보면 그같은 인식은 바뀌어진다.

주로 본청에서 참모 역할을 많이해 온 저자는 역대 청장과 그에 얽힌 갖가지 일화들, 그리고 그들이 추진했던 세정의 뒷얘기들을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국세청과 세금의 역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인다.

부가가치세 징수실적을 기자 앞에서 자랑하다 신문에 ‘강압세정 주효’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나가는 바람에 오히려 질타를 당한 일, 2000년초부터 실시한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가 연간 200억원도 안되는 밑천으로 2조원이 넘는 성과를 거둔 아이디어 상품이 된 이야기 등 국세청의 숨겨진 에피소드들도 들려준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국세청의 조직과 운영을 과감하게 세상에 노출시킴으로써 행정기관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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