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히딩크 신드롬…1주일만에 팀 장악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35분


한국축구의 월드컵 16강 희망을 어깨에 지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55).

그가 한국에 온 지 1주일 밖에 안됐지만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지도력을 유감없이 발휘, 대표팀 분위기를 급상승세로 이끌면서 “역시 명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딩크감독은 네덜란드 프로리그 3회 우승과 88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98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은 명장답게 울산에서 시작된 팀훈련 며칠만에 한국대표팀을 장악한 상태.

‘히딩크 사단’의 주전 멤버가 되기 위해 훈련에 몸을 던지고 있는 선수들은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녔고 철저한 원칙주의자”라고 평한다. 히딩크감독의 이러한 지휘력은 탁월한 지도능력 외에 축구에 대한 열정과 철저한 자기 관리 덕택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

히딩크감독은 내년 6월30일 2002년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서 혼자 생활하며 오로지 대표팀 감독일에만 몰두할 예정. 대표팀의 해외전지훈련을 포함해 프로리그가 시작돼 대표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복귀할 때에는 해외 시찰을 통해 세계축구의 흐름과 각국 대표팀 전력을 파악할 예정인 히딩크감독은 연말까지 약 30만㎞의 강행군을 할 계획이다.

태극 마크를 단 뒤 한국을 몸으로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도 귀감이 되고 있다. 히딩크감독은 회식 때 스스럼없이 선수들과 어울려 한국음식을 먹는 등 ‘한국인이 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선수 파악이 끝나는 대로 틈틈이 한국어 공부도 할 계획.

실제로 스페인 레알마드리드팀을 2년간 지도했던 히딩크감독은 스페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정도로 뛰어난 현지 적응력을 갖고 있다. 그는 네덜란드어를 비롯해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데 내년 쯤이면 한국말도 어느 정도 구사할 전망.

히딩크감독은 19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있을 축구대표팀 28인승 전용버스 전달식을 겸한 한국축구 승리 기원 고사에도 직접 참여해 선수단의 안녕과 한국축구의 발전을 염원할 예정이다.

명성만큼 그랜저 XG 승용차에 롯데호텔 스위트룸 제공 등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히딩크감독은 최근 인기 상한가. 사이버 공간에는 벌써 그에 대한 팬사이트가 오픈되는 등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으며 대한축구협회에는 “히딩크감독을 CF 모델로 등장시킬 수 없느냐”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

공식 발표되지 않은 히딩크감독의 연봉은 약 90만달러(약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월드컵 16강 진출 때에는 약 13억원 정도의 성과급을 약속받았다. 또한 축구협회와는 우승 시의 성과급까지 이면계약이 된 상태인데 꿈같은 일이지만 한국축구가 월드컵 우승을 이루면 히딩크감독의 성과급은 500만달러(약 60억원) 수준.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거스 히딩크감독은…

●국적:네덜란드

●생년월일:46년 11월8일

●선수시절 포지션:MF

●선수경력: 데 그라프샵(네덜란드)―PSV 아인트호벤(〃)―데 그라프샵(〃)―워싱턴 디플로매츠(미국)―산 호세 어스퀘이커스(미국)―NEC 니예메겐(네덜란드)―데 그라프샵·(〃)

●지도자경력: 데 그라프샵(네덜란드)―PSV 아인트호벤(〃)―페네르바흐체(터키)―발렌시아(스페인)― 네덜란드 국가대표팀―레알 마드리드(스페인)―레알 베티스 세비야(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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