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퇴란?…"2분기이상 경제위축" 등 논란

  • 입력 2001년 1월 12일 18시 50분


요즘 경기후퇴(Recession)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의 정확한 정의는 경제학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로 분명하지 않다. 이웃집 아저씨가 직장을 잃으면 경기하강(Slowdown), 가족중에 실업자가 나오면 경기후퇴(Recession), 내가 직장에서 쫓겨나면 공황(Crisis)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경기침체(Depression)와 경기후퇴의 구분도 모호하며 경기침체가 경기후퇴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경기후퇴란?(What Is a Recession?)’ 기사를 통해 경기후퇴에 대한 논란을 소개했다.

경기후퇴는 통상 2분기 이상 경제가 위축될 때 쓰인다. 그러나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이 정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레그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경제학원론’에서 경기후퇴를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실업이 증가하는 기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경기의 하락폭이 클 때는 그 기간이 한 분기라 해도 경기후퇴라 할 수 있다는 지적.경제전문가들이 가장 신뢰하는 자료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경제동향위원회의 판단이다. NBER는 경제의 흐름을 연구하는 비당파적 비영리 연구기관. NBER는 경기후퇴를 “총생산 소득 실업 무역이 순환적으로 감소하는 기간으로 보통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지속되며 다수의 경제분야에서 널리 위축이 일어나는 것”으로 정의했다. 경기후퇴는 깊이(depth) 지속기간(duration) 확산(dispersion)의 3D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

경제동향위원회는 경기의 정점과 저점을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이것은 논쟁의 소지가 없는 학문적 행위로 보일지 모르지만, 위원장인 로버트 할 스탠퍼드대 교수는 반대의견을 가진 학자나 정부 관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일부 노동경제전문가들은 실업이라는 한 가지 잣대로만 경기후퇴를 판단하기도 한다. 할 교수는 이제 경기침체가 단순히 ‘불경기’를 의미하는 말로 전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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