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기상도/맑음]강석우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4시 52분


'<아줌마> 인기는 '아저씨' 하기 나름.'

처음에는 1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다 최근 30%를 넘어서며 시청률 순위 2위까지 올라온 MBC 드라마 <아줌마>. 아줌마의 이 인기에 일등공신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줌마' 원미경이 아닌 '아저씨' 강석우. 주인공 오삼숙의 남편 장진구 역을 맡고 있는 그는 요즘 시청자로부터 '미움섞인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가 맡은 강준구는 권위적이고 이기적이지만 현실에서는 무능력하고 우유부단한 대학강사. 어설픈 엘리트 기질과 가부장적인 권위로 똘똘뭉친 '특이한' 남자이다. <아줌마>는 장진구가 본격적으로 한지원과 바람을 피우면서 아내 오삼숙의 속을 뒤집어놓는 상황이 전개되자 인기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남자 망신 다 시킨다"는 갖은 욕과 조소를 받고 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장진구가 오늘은 어떤 사고를 저지를지 궁금해 본다'고 할만큼 시청률의 키를 쥐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강석우가 젊은 시절에는 멜로물의 주인공을 도맡아했던 스타였다는 것. 깔끔한 외모로 뭇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던 그는 최근 성격파 배우로 과감하게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내일을 향해 쏴라> <학교>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등에서 보여준 모습은 예전의 부드럽고 달콤한 멜로 연기와는 거리가 먼 괴팍하고 못된 인물. <아줌마>의 장진구를 맡으면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못되면서도 묘한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요즘 가장 연기할 맛이 난다"며 스스로도 자신의 변신에 즐거워하는 강석우. 나이가 들면서 연기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그를 보면서 인생을 연기하는 배우란 직업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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