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대 못가 하바드대 간다니

  • 입력 2000년 12월 22일 18시 53분


한 고등학생은 자신의 내신성적으로 서울대에 들어가기 힘들어 미국 명문대를 선택해 합격했다.또 한 학생은 대학입시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서울대입시 특차 전형에서 불합격했다. 이 두가지 사례는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내년 2월 서울과학고를 조기졸업하는 이학교 2학년 이규영양은 하바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 동시합격했다. 내신성적이 상위 10%선인 이양은 서울대에 지원하면 30등급중 5등급이 돼 큰폭의 감점이 불가피해 미국대학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이다.

21일 합격자가 발표된 서울대 특차모집에서는 수능시험 400점을 받은 인문계 지망생이 불합격했다.그는 내신성적 2등급이었다.

자기 적성분야에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수능 내신성적등을 합한 종합적인 순서에서 밀려 합격이 되지 않은 것은 우리 입시제도의 맹점이라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중에는 여러분야에 걸쳐 두루 능통한 경우도 있지만 특정분야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수학은 뛰어나지만 영어를 좀 못하는 학생이 있고 과학은 뛰어난데 다른 과목엔 취미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특수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국내대학에 들어가 자기가 가진 재능을 제대로 키울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바른 교육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이양이 다니는 과학고의 경우 현 입시제도하에서 대학에 들어가기위해서는 수능과 내신등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야 하고 이 때문에 실험실습등 과학중심교육에서 탈피해 여러과목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일반고교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고서는 특정분야 영재육성교육도 황폐화 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교육당국은 2002학년도부터 총점위주의 선발전형에서 벗어나 다양한 요소를 중시하는 새 입시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취지를 그대로 살리자면 성적에 따른 줄세우기형식의 획일적인 입시제도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적성과 특기, 창의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특정분야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이 대학입시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고 한편에서는 대입경쟁에서 낙오한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좌절과 갈등을 겪고 방황하는게 우리 교육현실이다. 누구든지 능력껏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고, 대학에 가지않은 청소년들은 그들대로 적성과 소질을 찾아 능력껏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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