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신금 예금인출 도미노…평소10배 하루 2천억 빠져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1분


동아신용금고에 이어 자산규모 5위인 해동상호신용금고가 12일 고객의 예금 인출 요구에 응하지 못해 영업정지되는 등 신용금고 업계에 예금 인출 도미노현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날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관련 기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신용금고에 대한 자금지원 등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12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금고 유동성 지원대책’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는데도 일시적인 유동성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고에 대해 한국은행이 은행을 통해 긴급자금을 대출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이 금고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특별융자(한은특융)’는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금고의 후순위채권을 사들여 자금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금고에 보탬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금고 고객들에게는 영업정지기간 중에도 기존 예금에 대해 약정이자율을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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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이종구(李鍾九)금융정책국장은 “금고 예금자들이 불안해하는 바람에 자금시장이 혼란을 보이고 있다”며 “문제가 없는 금고에 대해 최대한의 유동성을 보충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은행이 금고 주거래은행을 통해 긴급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금고 대출채권을 기초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중장기 자금지원을 병행하고 후순위채권을 사들여 금고에 급한 자금을 빌려줄 방침이다. 아울러 영업정지 기간 중 고객들이 찾을 수 있는 인출금을 500만원에서 더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금고 특단대책으로 한국은행이 금고에 직접 지원하는 한은특융이 거론됐지만 이 자금은 예금기관인 은행에 한정된 데다 긴급 통화수축기에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돼 보류하기로 했다.

한편 9일 자산규모 2위인 동아상호신용금고가 영업정지된 데 이어 12일 자산규모 5위인 서울 해동금고(서초구 잠원동)와 계열금고인 경기 해동금고(구리시 교문동)가 고객들의 예금 인출에 응하지 못해 영업정지됐다.

금감원은 해동금고에 대해 12일부터 내년 6월11일까지 6개월간 영업을 정지시키는 한편 임원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관리인을 파견했다. 해동금고는 경영정상화 계획과 재산실사 결과에 따라 제3자에게 인수되거나 청산된다. 71년 설립된 서울 해동금고는 11일 현재 총자산 6004억원에 수신 및 여신이 각각 5139억원, 5065억원으로 업계 5위다. 계열금고인 경기 해동금고는 총 자산 1326억원에 수신 및 여신이 각각 909억원, 822억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11일 하루 동안 신용금고에서 인출된 예금이 평상시(약 150억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20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최영해·이훈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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