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 남석교 학술조사…복원여부 결정

  • 입력 2000년 12월 11일 21시 52분


충북 청주시는 일부 문헌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기록돼 있는 남석교(南石橋)에 대한 학술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청주시는 내년 초 전문 학술기관에 연구 용역을 의뢰해 이 다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시굴 작업을 한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복원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청주시 석교동 육거리시장 인근 땅 속에 묻혀 있는 남석교는 일제가 1932년 도시계획상의 이유를 들어 매몰한 길이 40m, 폭 4m의 돌다리.

청주지(淸州誌)에 따르면 조충현(趙忠顯)선생이 1894년 쓴 하주당시고(荷珠堂詩稿)와 박노중(朴魯重·1863∼1945) 선생의 한시, 일본인이 1923년 발행한 청주연혁지 등은 이 다리의 축조시기를 BC 57년인 오봉(五鳳·한나라 선제의 연호) 원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기록 대로라면 자연석이 아닌 인공석을 재료로 축조된 다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75년 조사결과 다리에 있었다는 ‘오봉 원년’ 표석이 발견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등 각종 지리지들이 이 다리를 빼놓지 않고 기록하고 있어 유서깊은 건축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청주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현재 ‘남석교발굴추진위’를 구성, “일제가 임진왜란 때 청주성 전투에서 최초로 패배한 역사가 있는데다 남석교가 한민족 건축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매몰한 것 같다”며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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