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통신]항생제 남용 病만 키운다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7분


독감의 계절이다. 환자들은 항생제가 세균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청한다. 그만큼 항생제는 가까이 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박테리아가 내성 유전자를 보유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내성 유전자는 항생제 활동을 차단하는 효소를 만들거나 항생제가 세포로 들어가는 자리를 틀어막는다.

박테리아는 유전자 변형에 의해 내성 유전자를 쉽게 얻는다. 근처의 박테리아 세포로부터 내성 유전자를 얻기도 한다. 문제는 박테리아의 번식이 매우 빨라 내성 박테리아가 매우 급속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신약 연구가들은 “내성 박테리아는 이미 인간이 효과적인 항생제를 생산하는 능력을 초과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항생제 자체가 내성 박테리아를 부추기기도 한다. 약은 그 약을 받아들이는 세포를 무력화하지만 충분한 양이 주어지지 않으면 일부 박테리아들은 내성을 갖는다.

미국의 경우 항생제 남용으로 방광염 기관지염 중이염 등 일반적인 병 치료가 더욱 어려워졌다. 연쇄폐렴구균의 페니실린 내성이 1980년대 약 5%에서 최근 약 25∼30%로 높아졌다. 이 연쇄폐렴구균에 의해 지금껏 전혀 보지 못했던 축농증 기관지염 폐렴 뇌막염 중이염 등이 생기고 있다. 임질환자의 30%도 페니실린이나 테트라사이클린의 내성을 갖는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은 무심코 먹는 과일이나 채소 육류 등에도 항생제가 들어있다는 것. 미국에선 매년 2만t 이상의 항생제가 쓰이는데 40% 이상이 농축산업에 이용된다. 과일이나 고기 달걀을 먹고 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내성이 생기면 더욱 비싸고 독한 약으로 치료해야 하고 감염 환자는 병원에 오래 입원해야만 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에 대한 치료비가 연간 약 300억달러에 달한다.

◆ 항생제 남용 예방법.

①유행성 독감 등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말라.

②상태가 좋아졌다고 항생제 투약을 중단하면 박테리아에 대한 내성만 키우게 되므로 상태가 좋아져도 완치될 때까지 먹는다.

③과일이나 채소는 살포된 항생제 뿐 아니라 남은 내성 박테리아가 완전히 씻겨 나가도록 물로 깨끗이 씻어라.

④생달걀과 날고기는 가급적 먹지 않는다.

⑤음식을 준비하거나 저장 할 때 생고기즙이 다른 음식물과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⑥화장실을 사용한 후, 음식을 만들기 전과 후 그리고 음식을 먹은 후 비누나 따뜻한 물로 손을 철저히 씻는다.

⑦의사에게 연중 유행성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을 가장 좋은 시기를 묻는다.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하버드대의대 협력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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