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문경은 "기다려라 김영만"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40분


프로농구 삼성 문경은(29)에게는 ‘천적’이 하나 있다.

‘람보 슈터’라는 별명처럼 코트를 마구 헤집고 다니다가도 그 앞에만 서면 이상하리 만치 힘을 못쓴다. 바로 기아 ‘사마귀 슈터’ 김영만(28).

스몰 포워드로 자신과 포지션이 같은 김영만의 수비에 막히면 옴짝달싹을 못해 득점력이 뚝 떨어지고 슈팅도 제대로 못했던 것.

지난 정규시즌 김영만과 맞대결을 펼친 3경기에서 평균 14.6점을 기록해 시즌 평균 17.2점에 못미쳤다. 올시즌에도 5일 기아와의 1차전에서 팀은 93―89로 이겼지만 야투 2개를 던지는 등 시즌 평균 19.2점 보다 훨씬 낮은 12점에 그쳤다.

김영만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문경은이 30일 기아와의 부산 2차전에서 단단히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완전히 노출된 슈팅 모션과 드라이브인 방향에 변화를 주고 외곽슛보다는 속공으로 김영만의 족쇄수비를 정면 돌파할 작정.

삼성 김동광 감독은 문경은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영만의 마크맨으로는 신인 이규섭을 붙일 계획. 김영만을 막느라 신경전을 펼치며 힘을 빼지 말고 공격에만 전념하라는 뜻. 문경은은 26일 동양전에서 양팀 최다인 29점을 퍼부으며 화끈하게 ‘슛 달구기’를 마쳤다.

여기에 맞서는 김영만 역시 ‘이번에도 내 밥’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김영만은 절정의 슛감각을 앞세워 평균 25.9점으로 팀내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 공격과 수비에서 앞장을 설 것으로 보인다.

29일 현재 삼성은 10승1패로 1위이며 6승5패의 기아는 공동 3위. 삼성의 독주 굳히기와 기아의 선두 추격이 걸린 이날 승부의 키워드가 바로 문경은과 김영만의 자존심 싸움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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