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무한기술투자-웰컴 합병 보류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38분


창업투자사인 무한기술투자의 합병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메디슨 이민화 회장과 무한기투 이인규 사장이 휴전(休戰)에 들어갔다.

무한기술투자는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웰컴기술금융과의 합병 논의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사장 등 상임 이사 3명과 이민화 회장,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 안영경 핸디스프트사장, 변대규 휴맥스사장 등 사외이사 4명이 한 자리에 모여 ‘심야담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들은 “창업투자사의 선도 기업인 무한기술투자의 합병은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주주와 경영진 이해관계자 모두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합병문제를 당분간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무한기술투자가 안정을 되찾을 때 합병을 재검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2월에 여는 임시주주총회에서도 합병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하지 않고 대주주의 변동에 따른 사외이사와 감사의 선임 문제만 의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벤처업계는 합병을 반대한다는 이사장의 소신이 아직 바뀌지 않아 웰컴금융과의 합병에 따른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장은 14일 이와관련, “경영자 개인 자격으로 밝혔던 소신은 충분히 알려졌기 때문에 더 이상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메디슨측도 이날 “무한기술투자에 있던 메디슨 지분이 매각되고 이회장도 조만간 무한기술투자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이기 때문에 메디슨 입장에서 합병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며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피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장흥순회장은 “벤처업계 선두 기업인 무한기술투자가 외부에 더 이상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말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웰컴기술금융은 지난달 30일 무한기술투자 주식 가운데 메디슨 지분인 90만주를 250억원에 사들이기로 메디슨과 계약을 맺은 뒤 합병을 추진해왔으나 이사장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합병을 저지하겠다며 정면으로 반발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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