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도종태 한빛銀검사실장 "자체검사 축소 압력"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9시 11분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도종태(都鍾泰) 전 한빛은행 검사실장은 25일 불법대출이 있었던 관악지점에 대한 검사 후 은행 내부 고위층으로부터 문제삼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도 전 실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금감위 및 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 “1월19일 이촉엽(李燭燁)감사 사무실에서 결재를 받을 때 이감사로부터 ‘이수길(李洙吉)부행장이 전화를 걸어 관악지점을 문제삼지 말아달라고 하니 알아서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도 전 실장은 또 “9월말 검찰 소환조사 때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이감사, 이부행장과 대질신문도 했으나 이부행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어느 정도 시인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수사 발표 당시 이에 대한 언급없이 도 전 실장과 신창섭(申昌燮) 전 관악지점장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었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이와 관련, “도 전 실장의 증언은 검찰 조서에 기록되어 있는데도 검찰이 기소 과정에 이 진술을 제외시켰다”며 “이는 검찰이 한빛은행 사건 수사를 축소 조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국감증인으로 출석한 이수길부행장과 이촉엽감사는 도 전 실장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상식 이하의 얘기”라고 부인했다. 한편 재경위의 국세청에 대한 국감에서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의원은 “올 들어 6월까지 정부기관이 계좌추적을 요청한 10만4668건 중 세무서 요청 건수가 3만4426건으로 가장 많은데, 이는 국세청이 세무조사 명목으로 계좌추적권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환경노동위의 국립공원관리공단 국감에서 자민련 정우택(鄭宇澤)의원이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와 음식점의 58%가 오수처리 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계룡산 속리산 국립공원 일부 지점의 수질이 5급수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송인수·이철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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