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시-구청 '무등축전' 주민동원 시비

  • 입력 2000년 10월 25일 00시 35분


다음달 1일 열리는 광주시민의 날 ‘무등축전’(대회장 고재유 시장)행사를 놓고 광주시와 일선 자치구 사이에 ‘주민동원’을 둘러싼 설전이 뜨겁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속에 중단됐다가 4년만에 부활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분 아래 지난달말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시민기획단’이 행사진행과 홍보 등을 맡았다. 문제는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축구장)의 관중석 2만5000석을 메우기 위해서는 5개 자치구에서 각각 5000명가량의 주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시의 방침에 각 구청측이 난색을 표시하면서 불거졌다.

일부 구청관계자들은 “5000명을 확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며 이는 곧 주민동원에 나서라는 이야기”라며 “각 동당 100명을 모으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같은 움직임이 관선(官選)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종의 ‘항명사태’로까지 비쳐질 조짐을 보이자 24일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고 “행사 참여를 안내하거나 권장할 수는 있지만 주민동원은 불가능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시관계자는 “지역공동체의 생일잔치와 같은 행사는 어디에나 있으며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차량편의 등을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행정서비스”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는 주민용 도시락 준비 등을 위해 각 구청에 1000만원의 행사경비를 지원하고 기념품마련 등을 위해 지역기업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의 협찬금을 받을 계획이어서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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