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미국 증시, 낙관론과 비관론 `팽팽'

  • 입력 2000년 10월 16일 10시 03분


미국 증권가에서는 올 4분기 주식 전망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낙폭과대로 기술적 반등을 예상하는 낙관론이 다소 우세하지만 매년 20% 이상씩 상승하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는 시각 또한 만만치않을 정도로 엇갈리고 있다.

16일 대우증권이 최근 미국 증시전문가들의 올 연말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낙관론속에서도 90년대 중반부터 시장을 지배해온 강세장 인식이 약화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상승 추세 기대감도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지난주말 7.89%의 급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5월 10일 고점대비 34% 하락했고 연초에 비해서도 23% 떨어져 지난 74년이래 가장 큰 조정을 보이고 있다.

그래프상으로도 다우지수는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지 못하고 하향 이탈의 추세 조짐이 있으며 나스닥은 거품이 걷히면서 상승 추세대의 하단으로 설정할 수 있는 3200포인트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다.

특히 나스닥은 오랜 기간 유지해온 장기 추세대이기 때문에 현재는 `하락 추세로 반전' 혹은 `상승추세의 유지' 여부를 놓고 심각한 기로에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황준현 선임연구원은 "미국시장의 큰 흐름이 꺾여가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금리인상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미국시장은 반등이 나와도 일정 폭의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선임연구원은 이어 "미국 증시에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시장의 움직임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며 이는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론》

▶ 골드만삭스의 에비 조셉 코엔은 연말에 S&P500지수는 1575포인트, 다우지수는 1만2600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낙관적인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다. 매년 이 시점이 되면 증시의 변동성이 심화됐고 11월과 12월에는 큰 상승추세가 있었다는 게 코엔의 주장. 코엔은 내년에도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면서 기업수익 악화 경고를 내놓는 기업들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변동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미국경제와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페인웨버의 영향력있는 전략가인 에드워드 커시너는 올초 고평가된 기술주를 매도하라고 권고했는 데 이제는 16% 정도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커시너는 지난 88년이래 가장 매력적인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제 여건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커시너는 내년 S&P 500지수를 1715포인트로 전망하면서도 변동성이 커 쉽지는 않다는 조심스런 견해도 덧붙였다.

▶ CSFB의 토마스 갈빈도 비관론을 가질 시기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갈빈은 S&P500 기업 수익이 올해 10-20%, 첨단기술 관련회사는 30%, 에너지 관련회사는 50%까지 증가한다고 전망하면서 현 수준에서 다우와 S&P 지수는 10-15%, 나스닥은 20-30%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우지수를 1만3000포인트로 목표했던 것에 비하면 후퇴한 것으로 내년 목표지수를 다우는 1만1700, S&P500 지수는 1580, 나스닥은 4100포인트로 각각 조정했다.

▶ 그룬탈의 조 바티파클리아는 나스닥의 연말목표치를 여전히 550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증시환경은 건실한 경제여건과 낮은 주가로 인해 매력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종목별로는 기술, 보건, 금융서비스를 추천했다.

▶ 메릴린치의 리처드 맥케이는 다우지수가 당분간 횡보하다가 내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론》

▶ 도이치뱅크 증권의 수석전략가인 에드워드 야드니는 S&P500 과 다우지수는 지난 2년간의 완만한 추세를 따라갈 수 있지만 기술주는 여전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나스닥은 지난해 수준인 2800포인트 근처에 이를 것으로 전망.

▶ 모건스탠리의 바이런 원은 시장에 이미 낙관론이 팽배해 악재가 나왔을 때 흡수할 만한 여력이 없다면서 현금비중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앨런 셔는 94년같은 장세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현 장세에 대한 비관적인 결론을 내놓았다. 94년당시 다우지수는 4000선이었고 강세장이 진행된 지는 12년 정도였지만 현재는 18년째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고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상승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쪽. 현 장세가 바닥이 될 수 없으며 추가하락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 쉴드&Co 의 프랭크 그렛츠는 뉴욕증시의 최상의 시나리오는 박스권이라고 지적하며 기술주 주도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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