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기등급 기업 '가뭄속 단비' 프라이머리CBO 내달 발행

  • 입력 2000년 9월 27일 18시 35분


추석이후 발행이 중단됐던 ‘프라이머리 CBO’가 10월 중순 다시 발행된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세종증권과 신흥증권이 공동으로 프라이머리 CBO 3600억원 어치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머리 CBO는 투기등급 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를 한 덩어리로 묶어 신용보강 절차를 거친 뒤 판매되는 채권이다.

올 6월 투기등급 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첫 도입된 프라이머리 CBO를 사들일 여력이 없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8조원, 보험사에 2조원을 할당해 9조9000억원(목표액 10조원) 규모의 전용펀드를 형성했다.

▽가뭄속 단비〓정상적인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투기등급 기업에 판매된 프라이머리 CBO는 27일 현재 3조 2553억원어치다. 은행대출이 말라버리고 99년 증시활황기처럼 주식시장을 통한 증자가 불가능한 투기등급 기업에겐 생명수 역할을 했다.

프라이머리 CBO 발행 기업의 자금담당자는 “8월 발행한 300억원대 채권덕분에 얼마간 1차부도 위협에서 풀려났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일단 프라이머리 CBO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11월 중까지 자금여유가 있는 연기금 및 우체국예금을 동원해 10조짜리 2차 펀드를 모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왜 늦어졌나〓기업이나 채권시장의 반응은 ‘생각만큼 발빠르게 발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채권을 매입하는 주체는 투기등급 회사 20∼50개를 엮어서 만든 채권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신용보증기금도 전액보증 대신 10∼40%까지 부분보증만 약속했을 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이라도 상법상 회사채 발행한도액(기업 순자산의 4배까지)에 묶여 아예 발행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머리 CBO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신용 보강 및 투자자 설득을 위해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그나마 신용보증기금도 계열별, 산업별 신용보증 한도액이 제한돼 있어서 대상기업 선정과정에서 선별절차가 까다롭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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