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2000]부시, NYT기자에 험담 '곤혹'

  • 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54분


미국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후보가 자신을 취재하는 뉴욕타임스지 기자에 대해 상소리를 섞어 험담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부시 후보는 4일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에서의 연설에 앞서 뉴욕타임스의 애담 클라이머 기자가 취재 온 것을 보고 옆에 있던 딕 체니 부통령 후보에게 “저기 뉴욕타임스에서 온 지겹게 싫은 놈이 있다”고 말을 건넸고 체니 후보는 이에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은 마이크가 꺼진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들의 대화는 청중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파문이 일자 부시 후보의 공보 책임자인 카렌 휴즈는 “두 분이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공식적인 논평은 아니며 부시 후보가 그동안 불공정하다고 여긴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타임스측은 “클라이머 기자의 기사는 공정하고 정확했다”며 “기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에게 직접 연락하라”고 반박했다. 당사자인 클라이머 기자는 “부시 후보의 언행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부시의 발언은 그동안 누적된 감정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는 공화당 예비선거 당시 부시 대신에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최근에도 사설을 통해 부시가 TV토론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 등을 비판해 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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