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서울연극제]27일부터 국내외 35편 무대 올라

  • 입력 2000년 8월 21일 18시 59분


대학로는 ‘연극의 거리’가 아니다?

어떤 이들은 파리 날리는 소극장,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업소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서울연극제’로 단장한 대학로는 그렇지 않다.

‘2000 서울연극제’는 27일부터 10월15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초청작 18편을 포함, 35편이 공연되는 이 행사를 미리 찾아간다.

△주목할 만한 작품〓많지는 않지만 해외 참가작 ‘빅 5’가 묵직하다.

개막작은 미국 로버트 윌슨의 ‘바다의 여인’. 그는 대사로 사건과 주제를 이끌어가는 서양 심리극과 달리 무대 조명 음악 등을 통한 이미지 작업으로 세계 연극계에 충격을 준 인물이다. 입센 원작의 ‘바다의∼’는 바다를 병적으로 그리워하는 등대지기의 딸 엘리다(윤석화 분)와 두 남자의 갈등을 그렸다. 윤석화 권성덕 김호정 김철리 장두이 등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중견배우들이 출연한다. 윤석화는 “윌슨의 명성을 알기에 기꺼이 작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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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조셉 나쥬 연출의 ‘보이체크’와 미국 ‘마부 마인’의 ‘하지’(리 브루어연출)는 세계 연극계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작품. ‘보이체크’의 공연 단체는 ‘프랑스국립오를레랑무용단’으로 이 작품은 댄스 마임 연극 미술 등의 장르가 퓨전되어 있다.

‘하지’는 시, 비디오 아트, 음악이 어우러진 가운데 중년 여성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과거로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연극제의 예술감독 손진책은 “세계 연극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을 초청했다”면서 “‘바다의 여인’과 ‘사라치’는 우리 배우와 연출자들이 참여하는 공동제작의 형태여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 연극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킨 리투아니아 극단 ‘메노포르타스’의 ‘햄릿’은 3시간50분짜리 대작. 일본 현대극의 리더로 불리는 오타 쇼고가 연출하는 ‘사라치’는 빈터를 찾은 중년 부부의 기억과 회상을 통해 인간과 삶은 어떤 것인가를 묻는다. 남명렬 김수기 출연.

국내 작품은 어떨까. 오태석의 ‘잃어버린 강’, 이강백 작 채윤일 연출의 코미디 ‘오 맙소사’는 국내 연극계의 자존심을 건 작품들이다. 이밖에 윤정섭 연출의 인형극 ‘11월’, 심철종의 퍼포먼스 연극 ‘화성인’, ‘김은희 무용단’의 ‘그늘 집’ 등 다양한 색채의 작품들이 초청됐다.

자유참가작은 ‘조용석 줄인형 콘서트’ ‘버리는 여자, 버려진 여자’ 등 16편이다.

△부대행사〓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대학로에서 야외 행사가 열린다. 팬들이 즉석 공연을 열거나 자신의 주장을 펴는 ‘독립무대’도 있고 ‘미추 관현악단’ ‘허벅지 밴드’ 등이 참여하는 공연도 있다.

영국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의 수석 보이스 디렉터(Voice Director) 시실리 베리, ‘보이체크’의 안무자인 조셉 나쥬, 물체극의 대가인 니크로시우스의 워크숍이 열린다.

‘북한연극 자료전시회’와 ‘서양연극이 동양연극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필릴 자릴리, 온켄센, 오타 쇼고의 강연도 있다.

△2배로 즐기기〓공식 홈페이지(www.stfest.org)와 ‘하제닷컴(www.haje.com)’ ‘인포아트bbbb(www.infoart.com)’ 등 문화관련 사이트에서 연극제와 관련된 정보, 공동 관람행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배우와 연출자에 대한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참가작중 5000원의 할인 혜택이 있는 사랑티켓과 서울티켓은 대학로의 티켓 박스에서 한정 판매한다. 전화 예매는 티켓파크 080―538―3200, 인터넷 예매는 www.interpark.com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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