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순매수 규모 커지나

  • 입력 2000년 8월 16일 17시 19분


외국인들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모처럼 2,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여 순매수 행진이 지속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6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55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난 7월7일 3,082억원의 순매수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8월7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7일째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그룹의 자구책 발표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과 미국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 전환으로 향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이런 영향에 따라 이날 현대전자는 상한가에 진입했고 삼성전자도 6% 이상의 강세를 보이면서 이틀 연속 상승,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시장에서 반도체 정점론을 제기했던 전문가들이 반도체 경기가 지속된다는 쪽으로 시각을 교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향후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과 함께 장세가 개선될 수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주가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연이틀 강세를 보이면서 15% 이상 상승한 점이 삼성전자 등이 악재에서 탈피해 안정성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의 박준성 대리는 “미국의 반도체 전문가들이 정점론 제기에서 탈피해 경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쪽으로 시각을 교정하고 있다”면서 “6월말 대비로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업종지수가 나스닥지수에 비해 하락폭이 아직 더 크다는 점에서 상승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더욱 확대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주가와 국내 반도체 주가간 연계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워버그 딜론의 김담 주식담당 선임딜러는 “현대자구책 발표 이후 외국인들의 과매도상태라고 판단되는 현대전자 등에 대한 매수의견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외국인들이 앞으로 순매수규모를 늘려갈 것이냐 여부는 미국 시장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주가가 상승세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서 “향후 외국인들의 매수세 규모는 미국의 반도체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종우 위원은 “외국인들과 프로그램 매수가 3,000억원이 넘은 것에 비하면 오늘 주가 상승폭은 다소 적었다”면서 “상황은 다소 가변적이나 주가의 근본을 이루는 국내 경기가 전반적인 둔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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