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선수촌 산악달리기 '종목간 자존심대결'

  • 입력 2000년 7월 31일 18시 36분


“경주마 트로이카가 다 빠져 큰일났어요.”

28일 한중축구정기전을 승리로 이끌고 귀국한 한국올림픽축구팀이 7일 태릉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남모를 고민에 빠져있다.

태릉선수촌에서는 매주 토요일 촌내 각 종목 선수 전원이 참가한 가운데 불암산 정상 밑까지 4.5㎞ 구간 산악달리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산악달리기는 말이 훈련이지 종목간 자존심 싸움이 치열해 육상 레이스를 방불케 하는 속도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레이스에서 처진 일부 종목의 경우 코칭스태프가 “기본이 안돼 있다”며 선수들의 주말 외박을 금지시킬 정도.

올림픽축구팀이 고민에 빠진 것은 바로 이 때문. 지난해 여름 입촌 때는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가 주축이 돼 무려 7명이 상위 10위 안에 들어 자존심을 세웠는데 이번에는 박지성 설기현이 해외 진출로, 이영표가 무릎 부상으로 입촌이 어렵게 됐다. 특히 레슬링 복싱 하키 핸드볼 등 산악달리기 수위를 다투는 촌내 다른 종목 선수들이 올림픽축구팀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축구팀에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올림픽축구팀 김대업 주무는 “김도균의 컨디션이 다행히 좋아 다크호스로 기대해볼 만하다”며 “어쨌든 과거와 달리 축구팀이 체력면에서 촌내 다른 종목 선수들의 경쟁 상대로 떠오른 자체가 즐거운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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