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천적 투수들 "그팀만 보면 난 즐거워"

  • 입력 2000년 6월 14일 18시 51분


13일 LG와 삼성의 잠실 경기. 삼성이 5-2로 앞선 7회말 LG공격에서 삼성의 마무리 임창용이 등판했다. 임창용은 LG타선을 맞아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임창용이 거둔 세이브는 어쩌면 '당연한' 일. 임창용은 LG만 만나면 힘이 펄펄 나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98년 5월3일 잠실 경기부터 LG를 만나 단 한차례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았다. 3년간 6승9세이브. LG 타자들에게 임창용은 그야말로 '언터처블'인 셈이다.

임창용의 경우처럼 특정팀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투수들이 눈길을 끈다. 프로야구가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한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다승왕인 현대 정민태는 해태를 만나면 신이 난다. 정민태는 99년 4월3일부터 올 6월4일 수원에서의 가장 최근 해태전까지 해태전 7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물론 해태에도 현대를 상대할 '비장의 카드'는 있다. 올시즌 해태의 에이스로 부상한 최상덕은 98년 4월부터 올해까지 현대전 5연승의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2일 현대전의 승리는 7연승을 달리던 박장희를 상대로 거둔 것이어서 더욱 빛난다.

이밖에 SK의 신인 투수 이승호는 올시즌 거둔 7승 중 한화를 상대로 4승(무패)을 건졌다. 또 롯데 문동환은 SK를 제물로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예외는 언제나 있는 법. LG를 상대로 9연속 구원 행진을 이어나가던 두산의 특급 마무리 진필중은 1일 구원에 실패하는 바람에 LG타자들의 '미움'에서 벗어났고, 반대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98년 5월26일부터 현대전에서 5연패를 기록한 SK 김기덕은 지난달 비로소 감격의 '현대전 승리'로 긴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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