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뉴스]'본 조비', 5년만에 7집 '크러시' 발표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47분


힙합과 하드코어가 주류가 되어버린 미국 음악계에서 10년 넘게 변치않는 인기를 누린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5년만에 새 앨범 ‘크러시(Crush)’를 발표한 록그룹 ‘본 조비’도 데뷔한 지 어느덧 16년째인 노장밴드가 됐다.

▼변함없는 대중적 사운드▼

오랜 시간을 지탱해 온 ‘본 조비’의 힘은 따라 부를 수 있는 로큰롤을 만드는 대중적 감각. 1980년대를 풍미했던 LA메탈 밴드들이 얼터너티브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스러져 갈 때도 ‘본 조비’만큼은 살아남았다.

‘본 조비’ 멤버들도 자신들의 인기비결을 꿰뚫고 있음에 분명하다. 7집 ‘크러시’는 그들 최고의 앨범 ‘Slippery When Wet(1986)’를 빼닮았기 때문. 첫 싱글 ‘It’s My Life(이게 내 삶이야)’는 최고의 히트곡 ‘Livin’ on a Prayer’의 쌍둥이 격이다.

‘It’s My Life’는 기타리스트 리치 샘보라(40)의 장기인 ‘토크박스’ 사운드로 문을 연다. 토크박스란 기타로 사람 목소리를 내게 해주는 음향도구로 ‘Livin’ on a Prayer’의 도입부에 사용했던 것. 후렴구에 코러스를 덧붙여 흥겨운 분위기를 낸 것도 똑같다. 더구나 가사에 등장하는 ‘토미와 지나’란 이름은 ‘Livin’ on a Prayer’의 가사 주인공들. 변함없는 사운드로 예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노골적인 의지표명이다.

▼30代 팬들 향수에 젖게▼

과연 ‘크러시’는 20대나 30대 팬들이 향수어린 느낌으로 듣기에 손색없는 앨범. 하지만 이들의 데뷔무렵 태어난 어린 팬들에게 사랑받기엔 신선함이 부족하다. 실제로 이 앨범은 미국보다 유럽이나 아시아의 옛 팬들 사이에서 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리더 존 본 조비는 벌써 38세. ‘Just Older’란 곡에서 “Like a favourite pair of torn blue jeans/The skin I’m in’s alright with me/Not old, just older(내가 좋아하는 낡은 청바지처럼/늙은 피부도 내겐 괜찮아/늙은 게 아니야, 나이가 좀더 든 것뿐)”라고 노래하지만 그 말마따나 예전처럼 사랑받을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명남기자>starla@donga.com

* It's my life

* Temp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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