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대주주, 신주인수권 대량 매도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47분


일부 코스닥기업 대주주들이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을 장외에서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다.

기업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기존 주주들은 지분만큼의 신주인수청약 권리가 생기는데 대주주는 이 권리를 장외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것. 매수자는 유상증자 청약에 참가, 주식을 받아 시세차익을 얻고 있다.

대주주들이 보호예수기간중 적용을 받지 않는 유무상증자 물량을 매도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대주주들이 최근 예수기간 종료후에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도 배치되는 것. 이같은 행위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사실상의 지분 매각 효과를 얻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들 대주주들의 신주인수권 매각을 살펴 투자전략을 짜야 할 것같다.

당사자들은 유상증자 청약대금을 마련하거나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신주인수권을 특정인에게 팔았다고 말하고 있다.

▽증자대금 마련〓장미디어인터렉티브 장민근 대표는 유상증자 청약(5월8∼9일) 납입을 앞두고 5월3일 장외에서 신주인수권 12만2126주를 팔았다. 프리미엄은 서로 달라 P사 등 3명에게는 주당 1만7400원, 이모씨 등 2명에게는 주당 3만원을 받았다. 작년 12월11일 등록됐기 때문에 11일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장미디어 이기성 기획관리팀장은 “대주주가 유상증자 청약대금이 없어 신주인수권을 팔았으며 과거 어려울 때 도와준 분들에게는 약간 싸게 팔았다”고 말했다.

신축어음장치 제조사인 케이알 김기중 대표도 보호예수가 6월18일 해제되지만 5월17일 현대투신운용 등 8개 기관투자가에 13만주를 주당 3400∼4400원에 팔았고 직원 등에게는 7만여주를 무상으로 넘겼다.

회사 관계자는 “기관에게 판 것은 유상증자 청약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고 직원들에게는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해 무상으로 넘겼다”고 설명했다.

씨앤텔의 한동수 대표는 보호예수해제 3일전인 5월6일 75만주, 한동호씨는 13만1869주, 박모 한모씨는 3만4200주를 팔았다. 씨앤텔 심재원 팀장은 “대주주가 유상증자 대금이 없는 상황에서 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신주인수권을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제휴〓엔피아(옛 개나리벽지)의 한석우 상무는 5월16일 ㈜아이클러스터에게 신주인수권 5만2544주를 프리미엄 1000원에 팔았다. 제로인(8241주) UTC(2만5093주) 김모씨(6만6666주) 등은 유니슨에게 주당 6480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팔았고 유니슨은 다시 신한창투와 오모씨 등에게 주당 1만1480원에 팔았다.

한석우 상무는 “아이클러스터에게는 전략적 제휴를 위해 싸게 팔았고 창투사는 단순히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어서 비싸게 팔았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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