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금융시장에 유동성장 오나. 금리 연최저 행진

  • 입력 2000년 6월 2일 11시 54분


금융시장에 유동성장이 올 것인가.

채권금리가 이틀연속 연중최저치를 기록하자 금융시장 일각에서 유동성장 도래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2일오전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07%포인트 떨어진 8.75%에 거래되며 이틀연속 연중최저 기록을 바꿔놓았다.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0.03%포인트 내린 9.80%로 오전장을 마쳐 역시 이틀연속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8.75%는 지난해 대우사태가 터진후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하자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만든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정해놓은 목표금리였다.

30조원을 쏟아붓고도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유동성의 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달성한 것이다.

금리 하락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게 채권시장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8.80%(3년만기 국고채기준)가 힘없이 무너지고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수를 주도해온 농협 LG투신 동원투신 등은 물론 뒷짐지고 관망하던 은행들이 국고채 통안증권 등 우량채권매수에 가담하고 있는 반면,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안정을 위해 발행물량을 줄임에 따라 수급이 상당히 좋은 상황이다.

우량투신사들은 7월부터 허용될 투신사에 허용될 예정인 비과세상품에 상당히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이 상품이 허용될 경우 은행권으로 몰렸던 자금이 투신사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우량채권의 선취매수에 나서고 있다.

우량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투신사 비과세상품은 은행 저축성예금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은행권으로 몰린 부동자금 200조원중 4분의1인 50조원 정도가 이상품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투신사 비과세상품으로 50조원정도가 몰리면 3만기 국고채금리는 8%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며 증시가 유동성장세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유동성장이 이미 도래하고 있으며 증시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메릴린치는 최근 '경기과열에 관한 이론은 들을 만큼 들었다'는 보고서에서 경기둔화로 연말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8.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유동성여건은 주식시장에 매우 우호적인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상승세가 꺾여 대세상승은 어렵겠지만 유동성장이 다시 한번 올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물론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게 아니다.

회사채시장이 마비돼 중견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고 투신사에 비과세상품을 허용하더라도 과연 얼마가 유입될지도 붙투명하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에 유동성장이 오고 있지만 국고채 통안증권 등 우량채권으로만 돈이 몰리고 B급 회사채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중견기업의 회사채는 무보증으로 발행되기 어렵고 자산담보부증권(ABS) 등의 형태로 유동성을 높이면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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