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海洋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25분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한자 단어 중에는 비슷한 글자로 이루어진 것들이 많다. 文字, 言語, 姓氏, 齒牙, 道路, 世代 …. 글자가 다르므로 뜻도 다를 법한데 그 차이를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 예로 ‘海洋’이 있다. 둘 다 ‘바다’라고 알고 있지만 차이는 크다. 海는 육지와 가까운, 그러면서도 그리 크지 않은 바다(Sea)다. 그래서 ‘近海’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동해나 서해, 남해, 그리고 세계지도에서 볼 수 있는 북해, 지중해 등이다. 洋은 육지와 멀리 떨어진, 큰 바다(Ocean)를 뜻한다. 그래서 ‘遠洋’이라는 말이 있다. 태평양이나 인도양, 대서양 등은 큰 바다다.

전통적으로 우리 先民들은 바다를 敬遠視했다. 생명의 원천, 또는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겼으며 그 엄청난 위력 앞에서 두려움마저 느껴야 했다. 이 때문에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해안지방에는 갖가지 무속과 미신이 존재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 조상들이 바다와 담을 쌓고 지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찍이 해상왕국을 건설했던 신라의 張保皐(장보고· ?∼846)는 淸海鎭(청해진·현 莞島)을 중심으로 바다를 호령하면서 한중일 3국의 해상무역을 장악했다.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지금 바다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거니와 3면이 바다인 우리로서는 국가의 命運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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