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보수적인 투자 자세가 필요한 때

  • 입력 2000년 5월 17일 17시 54분


국내 증시가 내부 요인으로 맥을 못추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라는 멍에에 발목이 잡혀 미증시의 금리 인상후 상승세라는 약효가 하루를 지속하지 못했다.

국내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찾지못하면서 당분간 조정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나 코스닥 시장 모두 보수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요인때문에 휘청한 국내 증시

17일 거래소 시장은 전날밤 미국 증시의 상승세라는 호재에 힘입어 장초반 20포인트 이상 오르기도 했으나 투신사등 기관투자자들의 경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어들다가 오후들어 모 그룹의 워크아웃 불가피설이 시장을 흔들어 개인까지 매도에 가세, 결국 전날보다 19.59포인트 떨어진 727.18에 마감됐다.

외국인들은 2748억원어치나 순매수했으나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투신권등 기관투자가들은 워크아웃 설을 재료로 삼아 1600억원규모를 쏟아냈다.

이날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데는 경상수지등 거시지표의 악화 우려, 유가 인상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오후들어 장세가 불안해지면서 선물지수도 약세로 돌아서 전날대비 4.0포인트나 하락,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1100억원 넘게 쏟아진 것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외국인들은 일부 대형주에 매수 집중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2700억원이 넘게 사들였으나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등 일부 종목만 집중적으로 매입, 매수세를 확산시키는 데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주를 25만주 800억원어치 샀고 현대전자 주도 160만주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SK텔레콤 주식을 3만5천주 매입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부장은 아시아 지역펀드나 한국펀드가 삼성전자등에 대한 투자비중을 이미 넘어선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 현대전자등에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글로벌 펀드의 신규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글로벌 펀드가 한국의 FTSE지수 편입등을 예상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일환일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반도체 관련주등 일부 종목에만 매수세를 늘리고 있어 시장의 상승을 견인할 주도세력으로 역할하기에는 아직 미약한 게 현실이다.

◆코스닥은 바닥을 찾지 못해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투매 비슷하게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이 열심히 이를 소화하고 있으나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17일 코스닥시장은 전일보다 11.37포인트 하락한 150.03으로 마감, 150선을 간신히 턱걸이했으나 장중에는 140대를 넘나들었다.

코스닥의 약세는 대형주들의 1/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않게 나왔기 때문. 미국의 나스닥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기술주들이 1/4분기에 괜찮은 실적을 보인 반면 국내 코스닥의 대형주들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대형주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신규등록 종목들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들 종목도 유통물량이 적은데 따른 일시적 강세일 뿐 시장을 견인할 힘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개인들은 현 지수대를 바닥권으로 보고 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아직 바닥을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며 매수 타이밍을 늦추고 보수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라고 밝혔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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