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FRB의 금리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

  • 입력 2000년 5월 17일 09시 07분


국내증시의 전문가들은 FRB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악재인 만큼 이번 0.5%포인트 인상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유비에스워버그(UBSW)같은 증권사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은 아시아증시에 이미 90%정도 반영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UBSW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연방금리가 오를 경우 1개월 후

주가지수는 1.1% 하락했으나 3개월 후의 하락폭은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의 잇딴 금리인상은 국내증시보다 수출환경 환율동향 등 우리의 경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결국 증시에 묵은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는 최근 수년동안 국제 금융시장 간 동조화(syncronization) 현상이 심화되는 데다 미국경제 동향에

따라 회복기에 있는 우리 경제도 심한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이 미국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능력이 한국 등 대미수출로 경제를 꾸려가는 나라들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 자명하다.

아시아위기 이후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 98년 9월 이후 3차례나 금리를 인하하면서 세계주식시장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올들어 세계증시가 동반하락하는 것도 미국이 작년 6월부터 긴축기조로 전환한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정도다.

실제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0.25~0.5%포인트

올리면 한국은 7천만~1억3천만달러 규모의 순외채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미국 FOMC 회의와 관련, 작년 11월말 현재 한국 총외채 1천3백57억달러 가운데 변동금리부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총외채의 75% 추산)과 미달러화 채무 비중, 이자수입 등을 동시에 고려할 경우 이같은 결과가 추론된다고 밝혔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럽의 긴축금융을 초래, 세계적인 고금리시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여전히 경기회복 여부가 불투명함한 일본의 엔화가치가 약세추이에 진입할 경우 우리가 받는 타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는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는

우리에게 아주 불리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주목되는 것은 국내시장에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지난 3, 4월중 순매도한 자금이 달러로 환전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계 투자자금의 반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2주전 1,109원대까지 떨어졌던(원화가치 상승-달러가치 하락) 원/달러 환율이 최근 1,116원대까지 다시 밀고 올라간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원/달러 환율은 12일 1115.50원까지 상승한 뒤 15일엔 1115.70원,16일에는 1,116.5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4월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뛴 가장 큰 이유는 역외에서 달러매수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세력이 달러를 매수하는 이유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인도네시아 루피아와 태국의 바트 등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금융권 구조조정이 미흡한 한국 원화가 과연 무사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미국 채권시장에 국제유동성이 흘러들어 갈 경우 한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에 머물고 있는 해외자금들이 이탈할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외환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불안감에도 불구, 역외를 제외한 수급은 여전히 공급우위인 점을 지적하며, 이후 엔/달러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