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박스권 장세 지속될듯-종목위주 투자전략 필요

  • 입력 2000년 5월 10일 08시 57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자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기 보다는 미국 증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자 국내 증시도 따라가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 될 듯 하다.

그나마 코스닥은 개인들이 떠받치며 활기를 보이고 있으나 하락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단기적으로 오는16일 미국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는 조정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투자 전략 측면에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형 우량주를 매수해야 할 지, 코스닥에서 단타 매매에 나설지 개인 성향에 따라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숨고르기를 본격화하는 증시

9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미국 나스닥지수의 급락 영향으로 소폭의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투자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움츠러들었다. 거래규모가 1조7305억원에 머무는 등 거래도 전날보다 한산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도 한때 10포인트이상 떨어졌다가 반발 매수세로 간신히 760선을 턱걸이했다.

코스닥시장은 오히려 일반투자가들의 꾸준한 사자 주문에 힘입어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다.마크로젠, 바이오시스, 이지바이오등 생명공학 관련주와 재료주들이 강세를 이어나갔다.

바이오테크 관련주의 상승은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관련 종목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이유와 함께 개별 종목별로 재료가 나오고 있기 때문.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관련주가 주도군으로 나서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고 보면 이들 종목의 투자자들은 주가 흐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 증시는 이틀째 하락 장세

미 뉴욕증시는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전일에 이어 조정세를 이어갔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66.88포인트(-0.68%) 떨어진 10536.75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84.37포인트(-2.30%) 하락한 3585.01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12.04포인트(-0.85%) 하락한 1412.14로 끝났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거래도 부진해 투자자들이 오는16일의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뉴욕거래소시장에서는 첨단기술업종이 이날도 큰 폭으로 떨어졌고 제약업종도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금융주를 제외하고 바이오텍, 정보통신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물은 포항제철만 소폭 상승하고 한국전력, SK텔레콤, 두루넷등 나머지 종목은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옵션 만기일은 긍정적 효과 줄 전망

10일은 5월물 옵션 만기일이다. 이번 옵션 만기일은 시장에 다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합성 매도차익거래 잔고가 513억원수준이고 합성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20억원 수준으로 옵션과 연계한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5백억원가까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빛증권 고재영 과장은 그동안 선물지수가 저평가되면서 옵션도 매도차익거래가 많아 10일에는 이를 청산하기위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남아있는 선물 관련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2000억원규모여서 옵션 만기에 따른 현물 매수분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어 옵션과 연관된 프로그램 매수세가 시장 흐름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스닥이 단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을 간직

거래소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한국통신등 대형주들이 아직 시장의 주도군으로 나서지 못해 활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지리한 조정국면은 미국 증시가 방향성을 찾을 오는16일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외국인들도 최근에는 미 증시 상황을 따라가는 단기매매 패턴을 보여 전날밤 미 나스닥지수가 떨어지자 9일 15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며 조정장세가 이제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소 시장보다는 오히려 미국 나스닥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코스닥시장이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빛증권 고과장은 "코스닥의 경우 신규 등록 종목들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별 종목들이 재료나 기업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해 상승 또는 하락하고 있다며 시장 여건이 단타 매매를 주로 하는 개인투자자에게는 투자 의욕을 불태울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하나로통신등 지수를 견인할 대형주들이 큰 움직임을 보이지않고 있는 가운데 IT관련주에 대한 거품론도 계속 제기되고 있어 횡보국면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전략은 저가 매수와 현금 보유로 엇갈려

단기적으로 거래소시장은 760∼780포인트, 코스닥시장은 170∼180포인트사이에서 박스권 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의 투자전략이 문제인데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가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권하고 있다.

9일까지 5일 이동평균선이 757포인트이고 20일 이동평균선이 772로 10일의 시장 상황에 따라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가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바닥권을 확인한 거래소시장이 상승 여력을 비축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가 될 수 있므로 760선밑에서는 대형 블루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설만 하다고 밝혔다.

특히 오는16일 미국에서 금리 인상폭 등이 결정돼 미 증시가 방향성을 찾으면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이 같은 양상을 보일텐데 미 증시에서 금리 영향이 상당부분 소화됐다는 시각이 많으므로 한국에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아직 나스닥의 영향권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9일의 안정세는 바닥을 다지는 노력으로 볼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우증권 이종우 위원은 매수 주체가 떠오르지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당장은 상승할 기미도 별로 보이지 않으므로 현금 보유를 늘린 후 매수 타이밍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사실 두 증시전문가의 투자 조언은 내용은 틀리지만 전제는 모두 단기적으로 증시가 조정장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같은 전망에서 나온 것. 결국 투자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현재 자금이 하락 종목에 묶인 투자자는 손실을 감수하고 현금화해 장기 우량주에 넣을 지, 아니면 그대로 보유 종목에서 승부를 걸 지, 코스닥에서 단타 매매에 나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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