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달러매도전략 고수해야

  • 입력 2000년 5월 1일 17시 35분


수입급증으로 연초 예상했던 무역수지흑자 목표치(120억달러) 달성에 적신호가 켜지고, 외국인의 주식순매수행진이 중단되면서 원화절상을 이끌던 일방적인 공급우위 수급상황에 다소간 변화가 일고 있다.

또한 투신권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제펀더멘탈이 흔들려 원화추가절상에 대한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때 원화절상추세가 중단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이르며 보유물량을 처분하는 등 달러매도전략을 고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절상추세가 중단될수 있는 요인 부상

투신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가 2년간 64조원을 퍼부었던 금융권 구조조정이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한채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고, 현대그룹까지 대우그룹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조성됐다.

또한 적자를 우려하던 4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연구소 뿐만 아니라 산업자원부 장관조차 올해 흑자목표를 축소하고 있으며, 외국인주식매매동향이 순유출로 돌아섰기 때문에 원화절상추세의 기조가 흔들릴수 있다는 외국금융기관의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부당국이 직간접개입을 통해 환율하락 방어의지를 숱하게 피력하고 있어 1,100원선이 넘을수 없는 벽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은 원화절상압력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어

그러나 외환당국은 원화절상압력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원화절상추세를 반전시킬 어떠한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

최근 구조조정 문제가 부상하면서 멕시코처럼 IMF 3년차의 전철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원화절상추세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부당국의 시각이다.

비록 하루도 빠짐없이 한국은행의 달러매수개입이 단행되고 연중저점(1,104.10) 경신의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1∼2원의 하락세마다 재경부가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환율하락속도 조절용일뿐 실제 환율하락추세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분간은 원화절상압력이 지속되야만 하며 추세반전은 2∼3년 이후에 가서야 그나마 가능할수 있을 것"이라는 외환당국자의 말이 외환정책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볼수 있다.

▲단기 및 중기적으로 달러매도 지속

따라서 추격매도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단기적인 불안요인 부상으로 환율이 반등하는 시점에서 보유물량 처분규모를 확대해 환리스크를 헤지해야할 것이며, 종합적인 경제펀더멘탈이 악화쪽으로 돌아설때까지 매도전략을 고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100원선이 바닥으로 굳어지는 듯한 양상을 띠고 있으나 무역수지가 적자추세로 돌아서고 외국인의 주식매수세가 중단된 것이 아닌한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개입여력으로 공급우위 수급을 이겨내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중저점은 1,050∼1,070원으로 예상

올해말경 1,000원선마저 붕괴될수 있을 것이라던 연초 예상은 다소 약화됐으나 1,100원선이 지지될수 없다는 것이 시장과 당국의 공통된 견해다.

외환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1,050원선으로 환율하락폭이 깊어질 경우 바닥인식하에 6백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의 주식평가액이 일시에 매수세로 등장하면서 환율급등을 야기시킬지도 모른다는 점 한가지 뿐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직간접적인 투자가 지속되고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기 전에는 헤지매수세가 일어나더라도 일부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우려한만큼의 환율상승세가 쉽게 야기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분석가들의 견해이다.

이들은 환율하락세가 중단되더라도 일순간에 V자 상승반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L자형 횡보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된후 완만한 상승추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달러매도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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