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日대표팀 새감독에 벵겔 유력

  • 입력 2000년 4월 28일 18시 46분


필립 트루시에(45)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이 한일전 패배의 ‘유탄’을 맞았다.

일본축구협회는 6월말로 계약이 끝나는 트루시에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내달 공식 발표를 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일본축구협회와 트루시에감독이 맺은 계약에는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예선을 통과하면 10월까지 계약을 연장한다는 조건이 들어 있다. 그러나 3월 중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채 비긴 데 이어 급기야 한일전 패배로 분위기는 급변했다. 특히 한일전에서 패하자 일본의 스포츠신문들은 일제히 그를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트루시에감독을 중도 해임할 경우 일본축구협회는 2600만엔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그의 해임에는 협회와의 불협화음과 용병술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트루시에감독은 대표선수 훈련 일정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협회를 비판했다. 게다가 일본 축구전문가들은 그가 게임의 흐름을 읽는데 무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일전에서 보듯 막판에 허겁지겁 선수 교체를 하는 등 경기 페이스를 유리하게 이끄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98년 가을에 취임한 트루시에감독은 세계청소년선수권 준우승, 시드니올림픽 예선 통과 등 젊은 선수들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은 5승5패5무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후임 감독으로는 역시 프랑스인으로 현재 잉글랜드의 명문 아스날팀을 이끌고 있는 아센 벵겔(50)이 확정적. 벵겔감독은 95년 부진에 빠진 나고야 팀을 맡아 1년 만에 천황배 우승을 일궈내는 등 일본 축구와 인연이 깊다. 그러나 월드컵 1년전에 감독을 맡겠다는 것이 벵겔의 조건. 이 때문에 내년 6월까지는 일본인 감독이 ‘계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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