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낮과밤]톡톡튀는 인테리어/"사무실서 자유롭게 꿈꿔"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39분


“팀장님. 오늘은 어디서 회의를 할까요”

“다타미방 회의실로 하지”.

소프트웨어업체로 코스닥에 등록한 버추얼테크사의 직원들은 회의실도 음식메뉴 고르듯이 골라 잡는다.

이 회사에는 5개의 회의실이 있다.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일반 회의실, 형형색깔의 소파가 있는 회의실, 일식집처럼 꾸며진 다다미방 회의실, 동그란 탁자만 있는 회의실, 30명이 한꺼번에 회의를 할 수 있는 대회의실.

“‘회의〓아이디어 짜내기〓싫다’라는 등식을 깨기위해 여러 가지 형태의 회의실을 만들었다”는 것이 서지현사장의 설명. 가장 인기있는 곳은 다타미방 회의실. 마치 일식집에 온 느낌이 들어 사원들이 좋아한다고.

벤처기업은 사무실 풍경도 대기업과 다르다. 칭의력이 곧 기업의 생명이다보니 사무실이나 회의실의 인테리어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대기업의 획일화된 사무실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비즈니스 컨설팅업체인 밍크웨어사에 들어서면 마치 호텔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4시간 냉난방에 사무실 인테리어가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모습. 각 사원들의 자리가 독립돼있지만 칸막이는 유리로 돼있다. 각자의 공간을 충분히 주면서도 사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한 배려다.

사무실은 ‘모바일 오피스’개념으로 꾸며져 있어 회사내 어느 곳에서나 노트북에 무선랜카드를 장착하면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또 전화번호를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의 전화기로 옮길 수 있어 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돌려주다가 전화가 끊어지거나 전화를 받으러 자신의 자리까지 다시 갈 필요가 없다.

회사를 아예 카페처럼 꾸며놓은 곳도 있다.

시그마테크사에 들어가면 이 곳이 사무실인지 카페인지 헷갈린다. 일반 사무실에서는 금기색인 검정색을 많이 사용했고 책상 칸막이는 아무런 가공도 하지않은 양철판이다. 회의실 한 쪽 벽면에는 수족관이 있어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인테리어가 잘 된 모던풍의 카페에 들어온 느낌. 벤처기업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상징물은 야전침대뿐.

“24시간 회사에서 생활하는 사원들에게 편안하고 뭔가 재미있는 분위기를 제공하기위해 실내 인테리어를 특이하게 꾸몄다”는 것이 장철웅사장의 설명.

웹디자인업체인 이미지드롬 사무실에 들어서면 마치 화랑에 들어선 느낌이 든다. 천정마감이 반투명하게 처리돼 천정에 설치된 파이크가 그대로 노출돼있고 형광등 대신에 천정에 갓등 10여개가 매달려있어 바람이 불면 갓등이 제멋대로 춤을 춘다.

바닥도 모노륨이나 바닥재를 쓰지 않고 시멘트가 그대로 보이고 그위에 투명얄료로 코팅처리를 해놓았다.

인테리어보다는 회사 사무실 일부를 아예 인근 주민들의 인터넷 학습방으로 제공, 사무실의 개념을 바꾼 회사도 있다.

인터넷 카드업체인 레때컴은 회사 1층을 ‘고객 쉼터’로 지정, 인근주민들이 언제라도 와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고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아예 무료 강사까지 배치해놓았다. 또 동호인들이 언제라도 회사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동호인 사무실도 마련했다. 자칫 사원들이 온라인에만 몰두하다보면 고객들과 멀어질 수 있는 인터넷업체의 약점을 극복하도록 고객과의 거리를 좁힌 것.

버추얼테크 김윤 홍보팀장은 “사원들의 머릿속에 든 지적자산이 최고 자산인 벤처기업들은 사원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사무실을 꾸며야만 최고의 생산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대기업의 획일화된 사무실 풍경은 벤처기업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병기·홍석민기자> 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